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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가 음주운전을 한 하주석과 김기환에게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정서적으로 의아할 지 모르지만 당연한 결과다. 두 선수 모두 음주수치가 면허정지 수준으로 같다. 여기에 김기환은 접촉사고가 추가됐다. 이 바람에 상벌위원회까지 열렸고, 20경기가 추가됐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음주 다음날 숙취 운전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힘들었을 수 있다는 동정심이 있을 수 있지만 음주 운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정상참작의 사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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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초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시도 논란을 겪은 뒤 KBO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음주운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정(제151조)을 개정했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경우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경우는 1년 실격처분, 2회 음주운전 발생시 5년 실격처분, 3회 이상 음주운전 발생시 영구 실격처분의 제재가 별도의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제재가 부과된다. 일명 '강정호 법'이다.
KBO 제재를 강화한 대신 중구난방이었던 각 구단의 자체 징계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구단 자체 징계로 인해 신분관계에 혼동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이를 예방하고 리그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제재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하지만 구단이 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은 KBO 출전정지 징계에 더한 구단의 추가 출전정지 징계다.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선수와 계약관계를 해지하는 건 구단의 자유다. 최근 2년 새 음주 관련 사건사고로 홍역을 치렀던 NC는 특히 음주 사건에 엄격한 잣대를 세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김기환은 허리부상으로 지난 8월24일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하고 재활중이었다. 때 마침 고질인 허리통증에 대한 부담으로 구단과 임의 해지 여부를 논의 중이었다. 이런 복합적 상황이 오프시즌 퇴단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그라운드와 덕아웃에서의 위험한 행동으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돼 10경기 출전정지와 300만원 제재금을 부과받았던 하주석. 한 시즌 두 차례 그라운드 안팎에서 물의를 빚은 하주석에게 소속팀 한화가 내릴 수 있었던 유일한 자체 징계는 퇴출 뿐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캡틴으로 팀을 이끌었던 주축선수에게 반성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줬다.
이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한다.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