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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끊겼다.
KBO리그가 일본프로야구보다 한단계 아래 리그임은 분명한데, 한국에서 성공했다는 건 아시아 야구에 적응했다는 의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보면 KBO리그가 테스트 리그였던 셈이다.
KBO리그 구단이 대만리그에서 성공한 선수, 일본프로야구에서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를 주목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KBO리그를 디딤돌삼아 일본으로 건너가 성공는 더 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릭 밴덴헐크는 2015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해 6년을 던졌다. 주축투수로 인정받았다. 그는 2021년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옮겨 1년을 더 뛰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41승(17패)를 올렸다.
히어로즈 소속으로 2019년 타점왕(113타점)에 오른 제리 샌즈. 한신 타이거즈가 손을 내밀었다. 일본으로 건너가 두시즌 동안 39홈런. 129타점을 올렸다.
실패 사례도 많다. 삼성 외야수 야마이코 나바로. 2014~2015년 79홈런을 때리고 2016년
지바 롯데 마린즈로 이적했는데, 첫해 10홈런, 44타점을 그쳤다.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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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의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은 2016년 세이부와 연봉 1억4000만엔에 계약했다. 의욕적인 도전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일본야구의 벽은 높고 견고했다. 10경기에 등판해 1승도 못 거두고, 4패-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하고 히어로즈에 복귀했다. SK 에이스로 활약했던 크리스 세든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LG 트윈스에서 뛰던 좌완 데이비드 허프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2년 뛰었다. 선발로 자리잡지 못하고 중간계투로 2019년 3세이브28홀드를 올렸는데, 재걔약에 실패했다.
한화 이글스의 4번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한신과 2년 750만달러, 특급 계약을 했다.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다. 2018년 8홈런, 40타점에 그쳤다.
2021년에는 두산의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 리그 MVP 멜 로하스 주니어가 나란히 한신으로 이적했다. 연간 200만달러 수준에 2년 계약을 했다. 이들 또한 적응에 실패했다. 알칸타라는 2년간 4승6패23홀드1세이브-평균자책점 3.96, 로하스 주니어는 타율 2할2푼(372타수 82안타) 17홈런 48타점을 남겼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10승을 거둔 앤드류 수아레스. 올해 야쿠르트에서 주로 2군에서 던졌다. 1군에선 6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의욕적인 투자가 실패로 끝나면서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의 관심이 뚝 떨어졌다. 특히 한신은 로사리오와 알칸타라, 로하스를 기억에서 기우고 싶을 것 같다. 올해는 아직까지 일본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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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흐름도 달라졌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선수가 일본이 아닌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에릭 테임즈, 메릴 켈리, 크리스 플렉센, 브룩스 레일리 등이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NC 다이노스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행을 추진중이다.
소속팀의 에이스, 중심타자로 자리잡은 선수들은 실패 위험이 큰 일본리그 진출보다 재계약을 선택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는 일본프로야구는 교체가 잦다. 외국인 선수 입장에선 안정성이 떨어진다. 부진하면 오랜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