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승 투수, 타율 3할, 20홈런, 80타점 타자. 3년 연속 꼴찌를 한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실종된 선수, 기록이다, 마운드의 구심점도, 타선의 파괴력도 없었다. 곳곳에 구멍, 빈틈이 방치돼 있었다. 팀은 계속해서 가라앉는데, 리빌딩 성과가 안나오니 속수무책.
3년 연속 팀내 타점 1위. 또 노시환이다. 2020년 43타점, 2021년 84타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59개에 그쳤다. 부상으로 한달 넘게 빠진 선수가 타점 1위라는 게 많은 걸 시사한다.
2021년, 김민우와 닉 킹험이 14승, 10승을 거뒀다. 올해는 장민재가 7승으로 최다승이고, 김민우가 6승으로 뒤를 이었다. 2015년 안영명이 10승을 거둔 후 국내투수중에서 두 자릿수 승을 거둔 건 김민우 한명뿐이다.
2023년, 어두운 기운을 몰아내고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지난 전철을 밟으면 4년 연속 꼴찌다. 다행히 긍정의 분위기가 생성됐다. 외국인 선수 2명을 교체해 기대를 높였고, 채은성 등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해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여전히 객관적인 전력에선 최하위권이다. 다만 이전과 조금 다른 분위기다. 이대진 수석코치가 합류하는 등 코칭스태프도 재정비했다.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 일단 10승 투수, 3할 타율, 20홈런, 80타점 타자가 나온다면 한화는 지난해와 다른 자리에 있을 것이다.
|
|
지난해 5승을 거두고 가능성을 확인한 펠릭스 페냐, 새로 합류한 버치 스미스가 '원투 펀치'로 앞장선다. 빠른공이 위력적인 스미스는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주로 중간계투로 등판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이력도 있다. 의구심을 털어내고 1,2선발 역할을 해준다면, 마운드에 힘이 붙을 것이다.
467타수 138안타, 타율 2할9푼6리, 12홈런, 83타점. 지난해 채은성이 LG 트윈스 소속으로 거둔 성적이다. 그는 최근 3년간 평균 14.3홈런, 84.3타점을 올렸다. 2018년에는 25홈런-119타점까지 기록했다. 클러치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화가 6년 90억원을 투입해 모셔운 이유다.
구단의 기대가 높고 선수의 책임감도 크다. 올해 20홈런-80타점 이상. 채은성에게 바라는 성적이다. 채은성이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주면, 노시환 김인환과 함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166안타'를 친 마이크 터크먼을 포기하고 영입한 브라이언 오그레디. 세이부 소속으로 지난해 15홈런을 때린 파워히터다.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20홈런을 넘어 30홈런 이상도 가능하다.
한화는 젊은 투수 유망주들의 집합소다. 최근 몇년 간 빠른공을 던지는 어린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이들이 자리를 잡아야 리빌딩이 완성된다.
|
|
모든 야구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수치 너머 문동주의 특별한 능력을 이야기한다. 시속 150km대 중반 빠른공이 강력하다. 비교적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고, 다양한 변화구를 얹어 성장하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4,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다. 한시즌 내내 선발 한 자리를 책임진다면 선수도 구단도 달라질 것이다.
기대와 달리 새 외국인 선수가 적응에 실패하고, 채은성이 슬럼프에 빠져 역할을 못해준다면? 또 문동주 남지민 등 젊은 투수들이 자리를 못 잡고 겉돌면서 계속해서 유망주에 머문다면? 한화는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한화 사람에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