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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백지위임' 파격으로 화제를 모은 삼성 라이온즈 수호신 오승환(41)의 연봉이 2억원 삭감됐다.
오승환은 2023년 연봉계약을 구단에 백지위임 한 뒤 지난 10일 일본으로 건너갔다. 2월 오키나와 캠프 전까지 미리 가서 몸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하루 뒤 삼성 라이온즈는 오승환의 백지위임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두루 거치며 최고 마무리 투수로 군림한 오승환. 지난해 팀의 부진이 최고참에게 무겁게 다가왔다. 연봉 백지위임은 올 시즌 팀 반등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6승 2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 세이브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중반 한때 난조를 보이며 잠시 마무리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바로 제 페이스를 찾았다.
불혹의 나이를 감안하면 대단한 활약. 하지만 오승환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 물리적 나이를 감안해 평가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기준은 언제나 변함 없는 '최고 마무리'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젊은 후배들보다 더 많이 땀을 흘리며 준비하고 노력한다. 올해도 일찌감치 일본으로 출국한 이유다.
샐러리캡을 앞둔 삼성 구단은 오승환의 삭감 폭을 놓고 고민이 컸다. 실력 뿐 아니라 팀 리더로서 후배들에게 미치는 오승환의 선한 영향력 등 수치화 되지 않은 공헌도와 팀을 대표하는 상징성, 그리고 올 시즌 보강되지 않은 불펜에서의 중요성을 두루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샐러리캡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2억원 삭감으로 백지위임에 화답했다. 동기부여를 위한 옵션을 마련하는 꼼꼼함도 잊지 않았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불혹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역주행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승환은 물리적 나이로 설명하기 힘든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사에 획을 그은 최초의 전문 마무리 투수 오승환. 연봉계약을 마치며 홀가분해진 그는 오키나와 캠프를 통해 올 시즌 반등을 노린다. KBO통산 400세이브(-30세이브)와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8세이브)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