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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지난달 22일 광주 KIA전에서 악몽의 1회를 보냈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등판 당일 찾아온 감기 증세가 1회 고전을 불렀다. 26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원태인은 이렇게 말했다.
"핑계대고 싶지 않지만 이날 전까지 컨디션이 좋았어요. 빠져 있는 수아레즈 때문에 역할이 커진 것도 있고, 자신감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 딱 감기가 온거에요. '하필 왜 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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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 코치님께서 '이런 경기도 끌고갈 줄 알아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시즌 초부터 선발진이 부진해 불펜진이 과부하도 있었고, 빨리 내려오면 안되겠다고 생각해 최대한 버티려 했어요."
23일 삼성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과 맞대결을 펼친 KIA 양현종의 5이닝 1실점 통산 160승을 언급하면서 "태인이가 힘보다 강약조절 하면서 맞춰 잡는 양현종 선수의 선발투수로서의 운영 능력도 배웠으면 좋겠다"며 "경험을 쌓다 보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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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태인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완급조절이 선발 투수에게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변화구는 완급조절을 해도, 직구는 타자를 압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에 직구를 완급조절 했다가 빅이닝을 허용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직구는 완급조절을 하지 않고 세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런스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제구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18일 키움전에서 KBO 사상 첫 퍼펙트에 도전했던 팀 선배 백정현을 언급했다.
"130㎞ 중반의 속구를 너무 자신감 있게 던지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했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게 있었어요. 마운드에서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스트라이크 존을 공격적으로 들어가면서 제 피칭을 하면 되는 거였더라고요."
원태인도 투수들의 꿈인 퍼펙트를 꿈꾼다. 백정현 선배처럼 자기 공을 믿고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다보면 언젠가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저는 3회까지 밖에 못해봤지만요. 그래도 상상 속에는 있죠. 자기 전에 한번씩 생각은 합니다.(웃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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