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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동주 널 떠날 수 없어' 경기 시작 직전 어디선가 나타난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자석처럼 문동주 곁에 딱 붙어 떠나지 않았다.
지난주 홈구장인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주중 3연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둔 한화 이글스 더그아웃 앞. 장내 아나운서의 라인업 소개를 기다리던 한화 선수들이 장난을 치며 남다른 케미를 뽐냈다.
다음날 선발 투수로 예고된 산체스는 도열해 있는 선수단 사이로 지나가다 문동주 레이더에 잡혀 발걸음을 멈췄다. 산체스만 상의에 검은색 트레이닝 복장인 걸 문동주가 지적하자 산체스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문동주와 이진영은 산체스의 언더티까지 확인하며 신입 산체스 교육을 철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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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장난을 치고 자리를 떠나려던 산체스는 '대전 왕자' 문동주를 향해 손가락을 흔들며 도발하다가도 160km 강속구를 던지는 동생 어깨에 양손을 올린 뒤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언어는 다르지만, 바디랭귀지와 서로를 향한 애정만큼은 통하는 분위기였다.
한국 야구 첫 무대에서 4이닝 2피안타 1K 무실점. 안정감 있는 경기력을 선보인 산체스는 당시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경쟁이 치열한 리그라 느꼈다. 공 하나하나 집중해서 던졌다. 모든 구종에 자신감이 있다. 5회를 채우지 못해 아쉬웠지만 투구 수 제한이 있어 이해한다. 승부욕이 강해지는 걸 싫어하는 게 장점이다."라고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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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가 부러워한 어깨를 가진 문동주도 19일 LG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직구 최고 구속 160km. 변화구인 슬라이더, 체인지업도 150km 찍으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문동주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맞으면서 성장하고 있다.
잠실 원정에서 1무 2패 아쉬운 성적을 거둔 한화는 23일 홈 대전에서 KIA를 상대로 분위기 반등을 노린다. 앞선 두 경기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인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KIA 에이스 앤더슨과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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