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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친다고 되는 건 아니다"…0.410→0.254 수직 추락, 사령탑의 기다림, 김현수의 과제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06-08 08:59 | 최종수정 2023-06-08 11:15


"많이 친다고 되는 건 아니다"…0.410→0.254 수직 추락, 사령탑…
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현수가 7회말 무사 1루에서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03/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타격기계가 멈췄다. 사령탑은 적절한 '수리' 시간을 기다렸다.

김현수(35·LG 트윈스)에게 올 시즌을 낯설었다. 출발은 좋았다. 4월을 타율 4할로 지나갔지만, 5월 한 달 동안 1할4푼8리에 그치는 타격 슬럼프가 찾아왔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격기계'였지만, 10경기 타율이 7푼9리에 머무르면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이어갔다.

결국 LG도 결단을 내렸다.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당분간은 대타로도 나서지 않는다. 염경엽 LG 감독은 "주말 대전 한화전까지는 안 나갈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대타 기용 부분에 대해서도 염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대타로 나온다고 해서 해결이 되겠나. 팬들의 질타만 나올 것이다 본인을 코너로 밀어 넣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어지고 있는 슬럼프. '왜 좀 더 일찍 라인업에서 빼지 않았나'라는 시선도 있었다.

'신뢰'를 이유로 들었다. 염 감독은 "스스로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타격과 던지는 건 파고들수록 더 어려워지고 구렁에 빠진다. 안 좋았을 때에는 단순하게 풀어야 한다. 그런 방법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더 많이 경험했다. 안 되다보면 문제점을 찾는데, 쓸 데 없는 문제점까지 찾게 돼서 스스로를 흔들게 된다. 그러면 결국 한 시즌이 가버리고 실패한 시즌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경기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하는 순간도 빨라야 한다. 다만,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결정해야 한다. 스태프가 더 많은 경험을 했다는 신뢰가 쌓여야 한다. 15~20경기에서 (김)현수를 뺐다면 2할9푼에서 3할은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건 현수도 지금까지 해왔던 야구가 있어 내가 이야기를 해도 신뢰가 쌓이기 보다는 신뢰가 끊길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높다.효과는 떨어지고 트러블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많이 친다고 되는 건 아니다"…0.410→0.254 수직 추락, 사령탑…
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현수가 7회말 1사 2,3루에서 2루 땅볼로 타점을 추가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04/

연습 배팅의 모습은 어느정도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과제는 남았다. 염 감독은 "치는 걸 봐서는 괜찮지만, 많이 치는 게 답은 아니다. (부진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어떤 것이 문제였고, 원인에 대한 간단한 훈련이 있어야 한다. 아직 그런 게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그래서 루틴이 중요하다. 경기를 준비하는 루틴, 좋았을 때의 루틴, 슬럼프가 왔을 때 훈련하는 루틴 등이 있다. 이치로를 보면 자기 야구에 대해 책에 다 정리돼 있다. 정리가 정말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정리를 해서 루틴을 만들라고 말했다. 머리에 대충 있는 것과 정리가 돼 있는 건 천지 차이다. 메뉴얼이 만들어져야 커리어가 생긴다. 메뉴얼이 보완되면서 커리어도 올라가는 것이다. 그 커리어의 첫 번째는 기본기"라고 역설했다.

비록 지금은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길' 기대했다. 염 감독은 "지금의 슬럼프가 앞으로 현수가 야구를 하고 지도자를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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