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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에 진출한 뒤로 요즘 가장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것 같다. 표정에 웃음이 가득하다.
오타니는 1회초 1사후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브래디 싱어의 93마일 한가운데 싱커를 밀어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싱어의 폭투로 3루에 진루한 뒤 브랜든 드루리의 중전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선취 득점으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결승 득점이 된 셈이다.
오타니는 이후 볼넷, 2루수 땅볼, 볼넷, 삼진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추가적인 득점 혹은 타점은 없었지만, 에인절스는 선발 패트릭 산도발의 7이닝 4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에 힘입어 팀 완봉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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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승32패를 마크한 에인절스는 AL 서부지구 3위다. 하지만 2위 휴스턴 애스트로스(39승31패)와의 승차를 없앴다. 지구 선두 텍사스와의 승차는 3.5경기로 줄었고,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는 4위를 지키면서 공동 2위 휴스턴 및 뉴욕 양키스(39승31패)를 바짝 뒤쫓았다.
승률 5할에서 올시즌 최다인 8경기가 '플러스'인 에인절스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그 어느 해보다 높다. 팬그래프스가 제시한 이날 현재 에인절스의 플레이오프 가능성은 44.5%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20%대에 머물렀던 해당 확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에인절스의 마지막 플레이오프는 2014년이다. 오타니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가을야구 무대에 선 적이 없다. 오타니가 입단한 2018년 이후 에인절스는 72경기 기준으로 올시즌 성적이 가장 좋다.
오타니가 일종의 '하드 캐리' 모드로 앞장서서 선수들을 이끌고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6월 오타니는 역대급이라는 찬사가 나올 만하다. 6월 15경기에서 타율 0.421(57타수 24안타), 7홈런, 16타점, 14득점, OPS 1.461을 마크 중이다. 주목할 것은 오타니의 개인통산 6월 OPS가 1.149로 역대 3위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전설 루 게릭과 베이브 루스가 6월 통산 OPS 부문서 각각 1.208, 1.207로 오타니보다 앞서 있을 뿐이다.
오타니는 올시즌 모든 공격 지표가 커리어 하이를 향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오타니는 50홈런, 122타점, 106득점을 올릴 수 있다.
오타니는 지난 16일 텍사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6승을 따냈다. 마운드에서 들쭉날쭉했던 오타니가 서서히 투수로도 안정감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시즌 오타니의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다.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과 시즌 후 FA 계약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7월까지 이어진다면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오타니를 붙잡고 가을야구를 향해 달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