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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포츠 동반몰락의 마침표 찍을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6-19 16:30 | 최종수정 2023-06-19 22:10


'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
2023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강판 당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의 표정이 어둡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16/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뿌린대로 거둔다. 이 평범하고 섬뜩한 진리가 삼성 스포츠단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삼성 스포츠단의 프로구단은 게임을 제외하면 총 5개.

야구의 삼성 라이온즈, 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즈, 남자농구 삼성 썬더스, 여자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 남자배구 삼성화재 블루팡스다.

삼성 스포츠단의 집단 부진. 제일기획 이관 이후 하위권 전전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올해는 최악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남자배구 삼성화재는 11승25패로 7개 팀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남자농구 서울 삼성도 14승40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남자축구 수원삼성은 18경기를 소화한 19일 현재 2승3무13패, 승점 9점으로 12개 팀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2 강등이란 악몽이 현실화될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


'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 5대6으로 패한 삼성 선수들이 고개 숙이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17/
야구팀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주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5연패 속에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순위 바꿈을 할 뻔 했다.

17일 한화가 키움에 역전패 하면서 가까스로 반게임 차 9위를 유지했다. 삼성은 18일 KT전에서 7대5로 승리하며 이날 패한 한화와 1.5게임 차로 거리를 벌렸다. 일단 최하위는 면했지만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

최근 수년간 가을야구 단골팀이었던 7위 키움과 8위 KT는 초반 부진을 딛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래 보다 위를 바라보고 있는 형국.


한화도 만만치 않다. 페냐 산체스 외인 원투펀치가 안정세인데다 새 외인타자 닉 윌리엄스를 영입해 화력을 높였다. 김민우 장민재 등 토종 선발들의 부상이 뼈아프지만 그동안 성장에 공 들여온 젊은 투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 7회말 역전 당한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17/
삼성은 불안요소가 크다.

시즌 전 예상됐던 변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 되고 있다. 투-타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 특히 뒷문이다.

19일 현재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83으로 최하위. 6위 한화(4.20)와의 차이가 제법 크다. 근소한 차이지만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4.68로 최하위다. 구원진 역시 5.07로 꼴찌. 6위 한화(4.09)와 거의 1점대 가까운 차이가 난다.

상황이 이쯤되니 상대 팀들은 삼성이 선발투수를 바꾸기만 기다리는 지경이다. 제법 뒤지고 있어도 쉽게 포기를 하지 않고 필승조를 가동한다. 그러다보니 경기 후반 더 어려운 상황이 가중된다. 약팀의 설움, 삼성이 받고 있다.

삼성은 지난 주 6경기에서 1승5패를 했다. 그 5패가 모두 역전패였다. 1점 차 역전패가 4경기였다.

올시즌 삼성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역전패(16패)를 기록중이다. 가장 적은 SSG(8패)의 두배, 한화(14패)보다 2패가 많다.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통계에 따르면 5회까지 앞선 23경기에서 삼성은 15승8패를 기록중이다. 6할5푼2리의 승률로 최하위다. 반면, SSG는 5회까지 앞선 31경기에서 29승1무1패로 9할6푼7리의 최고 승률을 기록중이다.


'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
2023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말 무사 1루 KT 박경수의 타구를 삼성 중견수 김현준이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16/

'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
2023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김영웅.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16/
문제는 뒷문 불안이 예상할 수 있는 현실적 리스크였다는 사실이다.

불혹을 넘은, 불혹에 가까운 오승환(41) 우규민(38)이 완벽한 상수가 되기는 애당초 힘들었다.

투혼으로 버티고 버티다 동반 말소되면서 불펜진에 불안감이 더 커졌다. 급한대로 주포 이원석을 내주며 영입해온 김태훈 마저 부진 속에 지난 6일 말소됐다. 아직 퓨처스리그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어 콜업은 요원하다.

좌완 이승현과 함께 셋업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1차지명 국가대표 출신 최충연은 끝내 밸런스 회복에 실패한 채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설상가상 상무 전역 후 합류한 최지광 마저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불펜이 크게 필요 없을 만큼 타선이 빵빵 터지면 좋으련만 팀 타율(0.250)과 팀 OPS(0.676) 모두 9위다.


'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 8회초 1사 1, 2루 대타 오재일이 내야 플라이로 아웃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14/
120억원 비FA 다년계약 선수 구자욱과 50억 FA 오재일이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빠져 있는 상황.

젊은 야수진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시행착오와 성장통을 피할 수는 없다.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으며 그늘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어린 선수들이 땡볕에 나가 있는 형국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급기야 타격이 좋은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포수 3명을 선발 라인업에 넣는 변칙 운영까지 하며 타선 화력 끌어올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긴 시즌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변수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는 불펜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했다.


'뒷문불안 현실화' 라이온즈 마저 꼴찌 추락 위기, 2023 삼성 프로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키움 전병우가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삼성 최충연이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20/
하지만 2022년 연봉 상위 40인 총액이 127억6395만원으로 SSG(248억7512만원)에 이어 2위였던 삼성은 새로 시행된 샐러리캡 한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지 않았다. 모기업의 지원 역시 늘 그래왔듯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해 7위였던 삼성의 아래 있던 8위 롯데, 9위 두산, 10위 한화는 겨우내 가장 많은 변화와 시끌벅적한 전력 보강을 했던 3팀이었다. 반면, 삼성은 분명한 약점이 있었음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외부 전력보강을 하지 못했다.

현재의 위기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지난 31시즌 동안 단 한번도 최하위를 기록하지 않았던 삼성 라이온즈. '왕조시절'의 기억이 점점 아련해지고 있는 이 팀은 점점 더 명가라고 불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도 여타 삼성 이름을 건 프로팀들과는 상징성이 다른 야구팀 라이온즈가 삼성 프로스포츠단 동반 몰락의 마침표를 찍게 될까. 매우 위태로운 백척간두의 시즌임은 분명해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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