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첫 찬스→과감 결단→역전승…찰나의 판단이 만든 KIA 3연패 탈출[잠실 이순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7-01 21:03 | 최종수정 2023-07-01 22:10


첫 찬스→과감 결단→역전승…찰나의 판단이 만든 KIA 3연패 탈출[잠실 …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4회초 1사 1, 3루 최원준의 안타 때 홈인한 고종욱이 환영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1/

[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일 잠실구장.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던 이날. KIA 타이거즈의 출발은 또 다시 무거웠다. 1, 2회를 잘 막은 대체 선발 김건국이 3회말 초반 흔들렸다. 박해민에 3루타를 내준뒤 신민재에 적시타를 내주고 첫 실점. 이후 두 타석 진루타로 추가점을 내줬다. 하루 전 9회말 끝내기 패배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 3연패 속에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던 KIA의 발걸음이 천근만근이 되는 순간이었다.

4회초 흐름을 뒤집을 찬스가 왔다. 1사후 최형우가 사구로 출루한 데 이어 소크라테스와 황대인의 연속 안타로 추격점을 만들었다. 류지혁까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1사 만루. 타석엔 이날 김건국과 호흡을 맞춘 포수 한준수가 나설 차례였다.


첫 찬스→과감 결단→역전승…찰나의 판단이 만든 KIA 3연패 탈출[잠실 …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4회초 1사 만루 고종욱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1/
LG 벤치가 플럿코의 안정을 위해 마운드 방문을 택한 사이, KIA 진갑용 수석코치가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주심을 향해 대타 기용을 의미하는 방망이를 드는 제스쳐를 했다. 좌타자 고종욱이 선택됐다. 역전을 기대해볼 수 있는 찬스임에는 분명했으나 경기 초반이었던데다, 포수 엔트리엔 신범수 외에 대체 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포수 교체에 이은 대타 기용은 승부수라 볼 만했다. 고종욱이 플럿코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때려내긴 했으나, 표본 수가 적은 만큼 성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대타 작전은 승부를 가르는 열쇠가 됐다. 고종욱이 플럿코를 상대로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면서 KIA가 승부를 뒤집었다. 고종욱의 출루로 찬스를 이어간 KIA는 박찬호와 최원준까지 적시타를 만들면서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KBO리그 데뷔 후 KIA전 6경기 34이닝에서 4승, 자책점이 단 4점에 불과했던 플럿코는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결국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5회말 LG가 추격점을 만들었으나, KIA는 불펜이 리드를 끝까지 지키면서 2점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최근 3연패 탈출 및 전날 끝내기 패배의 아픔을 지운 중요한 승리.


첫 찬스→과감 결단→역전승…찰나의 판단이 만든 KIA 3연패 탈출[잠실 …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키움의 경기. 8대4로 승리한 KIA 김종국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15/
6월 한 달간 7승(1무15패)에 그친 KIA는 5할 복귀는 커녕 순위가 점점 하락하면서 가을야구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의 부재와 불펜의 피로누적, 선발진 구멍과 타선 침체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으나,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는 상황. 운용의 묘가 절실한 시점에서 얻은 LG전 승리의 의미는 그래서 크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