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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많이 힘들었죠."
2021시즌을 마치고 롯데에서 방출된 김건국은 아마야구 코치을 거쳐 지도자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듯 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출전한 시도대항 야구대회에서 건재한 투구를 펼치면서 다시금 프로 복귀의 꿈을 키웠다. 큰 용기를 갖고 두드린 문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지만, 유일하게 KIA만 기회를 허락했다. 지난해 11월과 올 초 두 차례 입단 테스트를 거친 김건국은 '육성 선수' 신분으로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었고, 아도니스 메디나의 대체 선발로 1479일 만에 다시 1군 선발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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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했던 수 싸움과 커맨드를 다잡을 수 있었던 건 롯데 시절 선후배로 인연을 맺은 손승락 KIA 퓨처스 감독과의 인연도 있었다. 김건국은 "손승락 감독님이 '사실 넌 그때 커터나 슬라이더보다 직구가 더 좋았다'고 하시더라. (퓨처스팀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매번 '박살나도 좋으니까, 1회에 10점 줘도 좋으니까 직구 열심히 던지고 후회 없이 오라'고 하신다. 결과가 나올 때마다 '내가 나쁜 투수가 아니구나'라는 자신감도 쌓게 됐던 것 같다.
대체자 역할을 마친 김건국. 어디까지나 임시였기에 향후 1군 동행 여부도 미지수다. 그러나 이날 잠실 마운드에서 보여준 35세 노장 투수의 역투는 KIA에 승리 이상의 울림을 줄 만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