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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중견수 김현준이 오승환 선배에게 품고 있던 마음의 빚을 갚았다.
9회는 '끝판왕' 오승환의 시간이었다.
선두 채은성에게 볼카운트가 3볼로 몰렸다. 스트라이크 하나를 잡은 뒤 다시 던진 143㎞ 직구를 채은성이 제대로 밀었다. 중월 2루타 성 타구. 하지만 중견수 김현준이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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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0세이브로 역대 최초 개인 통산 380세이브째. 4시즌 연속 10세이브(역대 18번째) 기록이 세워졌다. 김현준의 호수비 지분이 분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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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복귀전은 김현준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16일 전 그날, 오승환 선배를 수비로 도와주지 못했던 마음의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6-4로 2점 앞선 8회 등판한 오승환은 처음부터 꼬였다.
선두 정준영에게 투수 앞 번트안타를 허용해 무사 1루. 박경수에게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정타가 됐다. 우중간으로 뻗어가는 공을 살짝 좌중간 쪽에서 수비하던 김현준이 급히 달려와 머리 위를 넘어가는 타구에 손을 뻗어 백핸드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를 스치듯 넘어가며 1타점 2루타가 됐다. 워낙 수비를 잘하는 김현준이었기에 기대감에 따라 다소 아쉬운 장면일 수 있었다. 실제 타구를 지켜보던 오승환의 표정에 살짝 아쉬움이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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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드 타석 앞에 정현욱 코치가 올라왔다. 오승환을 내리고, 좌완 이승현을 올렸다. 깔끔하게 막아내지 못한 아쉬움과 답답함이 폭발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던 오승환이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버리고 들어갔다. 덕아웃에서 글러브를 패대기 치고, 발로 차며 분을 참지 못했다. 평소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결국 삼성은 이날 6대7로 역전패 했다. 최악의 분위기 속 이어진 5연패.
이 사건으로 오승환은 이틀 후인 18일 시즌 두번째로 말소됐다. 열흘 후인 28일 복귀했다.
등판기회가 없었던 그는 4연패 중이던 2일 한화전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22일 간 미뤘던 10세이브를 거두며 다시 시작을 알렸다. 비온 뒤 굳은 땅. 절체절명의 위기 시즌인 삼성에 없어서는 안될 오승환의 귀환. 그 새로운 출발점에 막내급 중견수 김현준이 보여준 투혼의 수비 도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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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