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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홈런)언제 나오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운이 좋았다. 사실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
이날 롯데와 한화는 서로 한방씩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2회말 한화가 롯데의 수비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뽑자, 롯데는 3회초 윤동희 고승민의 연속 적시타로 2-1로 뒤집었다.
한화는 3회말 노시환의 동점 솔로포로 반격했지만, 롯데도 4회초 안치홍의 솔로포로 다시 앞서갔다.
경기 후 만난 한동희의 표정은 밝은 미소로 가득했다. 그는 '홈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했다.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 계속 홈런이 안 나오다보니 '언제 나오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 마음이 좀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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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동희다운, 치는 순간 홈런을 확신할만한 빨랫줄같은 홈런이었다. 한동희는 "변화구를 생각하고 친 건 아니다. 운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타격감은 많이 좋아지고 있는데, 결과가 자꾸 왔다갔다한다. 꾸준히 (내 어프로치를)밀고 나가려고 한다. 어제 2루타 같은 타구가 계속 나와야하는데 하나씩만 나온다. 잘 맞은 타구는 또 자꾸 잡힌다. 그래도 이제 결과보다 과정을 생각하며 타격에 임하고 있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팀 홈런 꼴찌다. 그래도 전날 렉스에 이어 이날 안치홍 한동희가 홈런을 추가하며 30개는 넘어섰다.
레전드 이대호의 은퇴와 더불어 매년 15개 안팎의 홈런을 때려주던 한동희의 부진이 크다. 한동희는 "누구나 장타를 치고 싶어한다. 나 역시 많이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만 나오면 좀더 편안하게 임할 수 있을 거라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돌아봤다.
수비에서의 활약도 돋보였다. 애매한 바운드의 땅볼을 잡아낸 뒤 뒤로 나뒹굴면서도 정확하게 2루에 던지는 등 좋은 수비가 돋보였다. 한동희는 "수비가 먼저 돼야 타격도 된다.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수비를 잘하고 나면 한시름 놓고 타석에 편안하게 들어간다"면서 "중심이 좀 무너졌는데, 일어나서 던지면 늦을 것 같아 그냥 누우면서 던졌다"며 웃었다.
"기대치 않았던 상황에 홈런이 나오고 나니 속은 후련하다.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려 한다. 좋았던 때의 모습을 몸이 잊은 것 같다. 정타가 몇 번 나오다보면 좋은 결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