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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맨이 된 내야수 류지혁이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 팬을 만났다. 류지혁은 1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6차전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에 들어서며 헬멧을 벗고 3루측, 홈 뒤, 1루측 관중석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다.
KIA 팬들은 미리 준비한 문구를 스케치 북에 적어 떠난 류지혁을 열렬히 응원했다. '어디서든 Happy Baseball', '거기서도 아프지 말고 꽃길만 걷자' '삼성라이온즈 분들, 잘 부탁드립니다'는 등 진심어린 마음을 담았다.
전날 KIA 라커를 찾았을 때 자신을 반갑게 맞아줬던 돌아온 토마스 파노니에게 첫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8구째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허를 찌른 몸쪽 빠르고 짧게 꺾이는 140㎞ 커터에 얼어붙었다. 280일 만에 돌아온 파노니의 복귀전 첫 탈삼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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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에서도 화려하지 않지만 그가 이름을 올리면 짜임새가 생긴다. 흐름을 읽고 대처할 줄 아는 시야와 실력이 있다. 이적 후 3타점을 기록중인 류지혁에 대해 삼성 박진만 감독은 "우리 팀이 찬스에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이 조금 부족했는데 류지혁 선수는 그런 부분을 해결해주는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안타가 아니어도 희생플라이를 만들어주는 능력 있다. 쉽게 타점을 올려주며 경기 흐름을 안 빼앗기는 부분이다. 경험이나 수비에서도 메울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중요한 순간 해주는 클러치 히터 능력도 기대가 된다"고 칭찬했다.
덕아웃 내에서의 역할도 중요한 가치다.
2020 시즌 중 홍건희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류지혁은 세 시즌 동안 누구 못지 않게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남다른 워크에식과 팀워크를 우선시 하는 헌신의 캐릭터. 동료와 팬들 모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선수였다.
꼭 필요했던 안방마님 김태군을 얻은 기쁨과는 별개로 류지혁이 떠난 건 아픔이었다.
진심 어린 KIA팬들의 앞날 축원 속에 정 들었던 챔피언스필드 타석을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밟았다. 선수도 팬들도, 그리고 옛 동료들도, 여러갈래의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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