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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베스트 퍼포먼스상도, MVP도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올스타전의 흥에 흠뻑 취했다.
하지만 이날 올스타전을 가장 즐긴 선수는 단연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였다. 평소에도 흥부자로 이름난 그지만, 10개 구단 야구팬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은 더욱 특별했다.
뷰캐넌은 올스타전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 무려 119구를 뿌리며 완투승을 따냈다. 때문에 이날 등판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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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에는 팀동료 김현준 대신 우익수로 출전, LG 오지환의 뜬공 타구를 잡아냈다. 9회에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마냥 배트를 잡고 타석에 들어섰다.
야심만만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타격 기회를 잡지 못할 뻔했다. 뷰캐넌은 2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민석의 다음 타자로 준비중이었다. 하지만 나눔 마무리로 나선 고우석은 김민석을 고의4구로 보낸 뒤 뷰캐넌과 맞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뷰캐넌은 리그 최강의 마무리투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렸다. 팀동료 강민호를 비롯한 양팀 선수들을 경악케 한 시원한 스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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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상을 받았다면 좋았겠지만, 애초에 그런 욕심을 갖고 참석한 자리가 아니다. 오늘 팬들과 소통도 많이 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첫 안타)기념구도 선물로 받았다. 좋은 추억이 생겼다."
화려한 춤 실력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춤추는 걸 좋아한다. 오늘은 팬들과 함께라서 더 좋았다"라며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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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캐넌은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해군에서 복무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다. 한국전쟁 참전 여부는 잘 모른다"면서 "이번 이벤트에 대해 따로 들은 건 없었다. 야구의 신께서 내가 좋은 행사에 때마침 잘 맞춰서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같아 뜻깊은 하루"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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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뷰캐넌은 "올시즌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우리끼리 장난삼아 홈런 레이스를 한게 마지막이다. 고우석이 100% 실력을 발휘한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웃었다.
후반기 정식 경기에서도 배트를 잡은 뷰캐넌을 볼수 있을까. 뷰캐넌은 '오타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빵 터졌다.
"오타니와 내 이름을 함께 거론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기회가 된다면 정규시즌에도 스윙 한번 돌려보고 싶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