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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늘 아니면 내일인데, 기왕이면 오늘이면 좋겠다."
올시즌 '150억 거포' 나성범의 개막은 평소보다 많이 늦었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혀온 종아리 근막파열 때문. 일본 이이지마 접골원까지 다녀오는 노력 끝에 가까스로 부상을 회복하고 6월 23일 광주 KT 위즈전을 통해 첫 출전했다.
그렇게 복귀한지 한달. 홈런 6개를 쏘아올리긴 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특히 7월 들어 타율 2할5푼9리(58타수 15안타)에 그치며 사령탑의 우려를 샀다. 전날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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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만난 김 감독은 "7월 들어 컨디션이 많이 내려갔다. 회복에 조금 애를 먹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한번 감만 잡으면 레벨이 있는 선수니까 올라올 거다. 아마 오늘 아니면 내일쯤 회복하지 않을까 싶은데"라며 "홈런보다는 안타라든지, 장타성 타구(배럴)를 좀 날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치 예언 같은 한마디였다. 나성범은 KIA가 3-0으로 앞선 5회말, 롯데 4번째 투수 심재민의 3구째 몸쪽 낮은 141㎞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7월 9일 수원 KT전 이후 무려 19일만에 그려낸 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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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성범은 4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을 흐뭇하게 웃게 한 150억 거포의 하루였다.
경기 후 만난 나성범은 "그동안 솔직히 컨디션이 나쁘진 않았다.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홈런 나올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각팀 좌투수는 항상 만나니까 준비를 잘해놨다. 어제는 실패했의까 오늘은 만나면 꼭 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와서 기분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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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