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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타석 '기적의' 역전 투런포 쳤다면, 오타니 대서사시 완성될 뻔 했는데... [고척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3-21 22:49 | 최종수정 2024-03-21 22:50


마지막 타석 '기적의' 역전 투런포 쳤다면, 오타니 대서사시 완성될 뻔 …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 경기. LA 오타니가 1회 우중간 안타를 날리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1/

[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타니를 위한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쉬운 마지막 타석이었다.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위한 무대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주연 배우가, 마지막 점을 찍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FA 10년 계약을 체결, 7억달러의 사나이로 등극한 오타니. 다저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울에서 공식 개막 2연전을 치르게 되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공식경기라는 것만으로도 천만금의 가치인데, 오타니는 한국행 비행기에 타기 전 처음으로 자신의 아내를 공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마지막 타석 '기적의' 역전 투런포 쳤다면, 오타니 대서사시 완성될 뻔 …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 경기. LA 오타니가 1회 스미스의 우중간 2루타때 득점하며 기뻐하고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1/
한국 사랑을 드러내며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개막전 첫 안타도 치고, 팀의 역전승도 이끈 오타니는 충격에 휩싸였다. 개막전 후 자신의 통역 직원이자 절친한 친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자신의 돈을 횡령해 불법 도박 자금을 갚은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아 해고 당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 액수가 무려 450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오타니는 21일 2차전 경기를 앞두고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더그아웃에 모습을 보였고, 2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을 했다.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조 머스그로브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강철 멘탈'을 자랑했다.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인데 경기에만 집중하는 자세가 프로였다.


마지막 타석 '기적의' 역전 투런포 쳤다면, 오타니 대서사시 완성될 뻔 …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호명 받은 오타니가 로버츠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1/
양팀의 난타전 속 오타니는 2회, 3회, 5회, 7회 타석에 들어섰지만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두 차례 우익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려보냈는데, 아쉽게 펜스 앞에서 공이 잡혔다. 힘이 조금 부족했다. 7회 타석은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와의 맞대결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마쓰이의 초구 슬라이더를 걷어올렸는데, 정말 간발의 차이로 홈런이 아닌 아웃이 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1회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충격 부진으로 5점을 내주며 끌려가던 다저스. 하지만 힘이 있었다. 야금야금 쫓아갔고 8회 무키 베츠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11-12 턱밑까지 따라갔다. 그리고 오타니가 이어진 2사 1루 찬스서 타석에 들어섰다. 홈런 한 방이면 역전, 오타니를 위한 완벽한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마지막 타석 '기적의' 역전 투런포 쳤다면, 오타니 대서사시 완성될 뻔 …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동행한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샌디에이고도 마무리 로베르트 수아레스를 조기 투입한 상황. 물러날 곳이 없었다. 최고의 승부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허무했다. 수아레스의 145km 싱커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오타니를 감안하면 실투였다. 오타니도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는데 1루 땅볼이었다. 그렇게 다저스는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고, 9회 상대 매니 마차도에게 쐐기포를 얻어맞으며 서울시리즈를 1승1패로 마감했다.

만약 오타니가 그 장면에서 홈런을 쳤다면, 이 서울시리즈가 얼마나 짜릿하게 마무리 될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잇페이 쇼크'로 인한 충격이 아예 없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타니도 결국 세계 최고 몸값 선수 이전 사람이다. 6타수 1안타, 그리고 마지막 타석이 큰 아쉬움으로 남을 듯 하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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