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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김혜성의 날'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공수에 걸쳐 가장 빛난 경기였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이후 5일 만에 타석에 선 김혜성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보란 듯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4안타 경기를 펼쳐보였다. 유격수 무키 베츠가 발가락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힘들어 김혜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로써 김혜성은 타율 0.422(45타수 19안타), 2홈런, 7타점, 13득점, 3볼넷, 4도루, 출루율 0.458, 장타율 0.600, OPS 1.058을 마크했다. 타율 4할대, OPS 1점대를 회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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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홈런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15일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5회말에 친 우중월 솔로포 이후 17일 만이다. 시즌 2호 홈런.
로버츠 감독은 3회말 도중 이뤄진 FOX스포츠 인터뷰에서 켄 로젠탈 기자가 "김혜성이 오늘 투런홈런에 엄청난 더블플레이를 했는데, 그가 팀에 무엇을 가져다 주고 있나?"라고 묻자 "그는 여러가지 기술을 갖고 있는 선수다. 공을 잡을 줄 알고, 스피드가 있으며 거칠면서도 투지를 갖춘 선수다. 한국에서 올스타 선수였다. 이곳에 와서도 우리가 요구하는 게 뭐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본인도 다저스에서 뛰는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다른 구단들로부터도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하고 우리에게 올인했다. 그는 지금 게임에 임팩트를 주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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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앞서 1회말에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주자를 2,3루에 두고 걸어나가 만루로 찬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오타니 쇼헤이가 삼진을 당해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10-1의 리드가 이어지던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상대 우완 마크 라이터 주니어의 2구째 바깥쪽 94.2마일 싱커를 가볍게 밀어쳐 91.4마일의 라이드라이브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오타니의 우전안타로 3루로 진루한 김혜성은 프레디 프리먼의 우익선상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다저스는 계속된 찬스에서 맥스 먼시의 우월 3점포로 14-1로 멀리 달아났다.
김혜성은 4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날렸다. 무사 1루서 상대 우완 예리 데 로스 산토스의 97.2마일 바깥쪽 싱커를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해 1,2루로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다저스는 추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15-2로 앞선 8회에는 2루타를 날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찍었다. 선두 토미 에드먼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김혜성은 좌중간 2루타를 날려 찬스를 무사 2,3루로 마련했다. 상대 우완 파블로 레이예스의 초구 52.7마일 가운데 높은 커브를 밀어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했다.
이어 돌튼 러싱이 메이저리그 첫 홈런인 우월 스리런포를 터뜨려 다저스는 18-2로 점수차를 벌렸다. 다만 상대 투수 레이예스는 투수가 아니라 내외야를 고루 보는 전천후 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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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웰스에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가 챌린지를 통해 아웃으로 번복됐다. 전광판을 통해 느린 화면으로 해당 플레이가 나오고 최종적으로 판정이 아웃으로 바뀌자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5만1746명의 팬들이 일제히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6회초 중견수로 수비 위치를 바꾼 김혜성은 선두타자 애런 저지를 보살로 잡아내는 기염도 토했다. 저지는 다저스 선발 랜던 낵의 바깥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쪽으로 112.9마일의 라인드라이브를 날렸다. 타구는 원바운드로 펜스를 때렸다. 이때 김혜성이 튀어나온 공을 여유있게 잡아 재빨리 2루로 던졌다. 저지가 2루에 슬라이딩해 들어갔지만, 2루수 토미 에드먼의 태그에 아웃됐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첫 외야 보살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