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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하늘을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조병현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4-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최고 151㎞의 직구로 롯데 타선을 찍어눌렀고, 손호영 손성빈 장두성을 3자 범퇴로 돌려세우며 소속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올해 10세이브, 구원 부문 6위로 올라섰다. 박영현(19개)이 다소 멀긴 하지만, 2위 정해영(15개)까진 가시권이다.
8회말에는 위험천만 1사 만루의 위기를 겪었지만, 필승조 김민이 롯데 나승엽을 병살 처리하며 탈출했다. 그리고 9회초 1사 후 최지훈이 우중간 3루타를 쳤고, 최정의 타석 때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폭투가 나오며 결승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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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이숭용 SSG 감독은 조병현의 남다른 배포에 대해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번 한화전(5월 17일, 5대2 승)에 문현빈한테 직구만(2개)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그 다음날(5월18일, 7대3 승) 또 직구만(3개) 던지더라. 결국 또 2루타를 맞았다. '홈런 맞은 건 오랜만이네' 했더니 '오랜만에 하늘 좀 보고 싶었습니다' 하더라. 우리팀 입장에선 10년, 15년 뒷문을 책임질 마무리를 얻었다. 구위부터 성격까지 최고의 마무리다."
경기 후 만난 조병현은 "오늘처럼 승부가 왔다갔다 하는 경기가 더 재미있다. 9회초에 점수내라, 9회말 내가 막고 이긴다는 생각으로 몸을 풀어놨고, 마침 상황이 잘 풀렸다.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예상하기 힘든 직구 연투는 절친 포수 조형우의 리드를 따른 결과라고. 하지만 조병현 스스로도 자신의 직구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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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직은 홈 16경기 연속 매진, 2만2669석이 꽉 찼다. 특히 일요일이라 그런지 남달리 홈팬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조형우는 "우리 팬들이 많이 오시면 더 좋지만, 이렇게 꽉찬 야구장 자체가 기분도 더 끓어오르고 재미있게 던질 수 있다. 주자 없는 상황보단 위기 때가 더 재미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눅들고 이런 건 없다. 순위표나 기록도 매일 보는 편"이라며 미소지었다.
문현빈 관련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요즘 마운드에서 여유가 많이 생겼다. 작년보다는 피칭을 더 즐기고 있다. 마운드에서 주눅들면 공에도 힘이 떨어지더라. 항상 후회없이 하자는 마음이다. 무엇보다 힘으로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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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마무리들이 팀을 이끄는 시대다. 조병현은 "서로 아프지 말고 잘하자는 얘길 많이 한다. 서로 의식한다기보다, 다같이 잘해서 우리나라 야구 실력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대담한 속내도 드러냈다.
"박영현이 마무리 중에 많이 앞서고 있는데, 우리 팀이 많이 이겨서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난 블론만큼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