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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소리 없이 리그에서 가장 강한 마무리 투수. 국가대표 클로저가 탄생할까.
롯데 타선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던 흐름. 그런데 조병현은 경기를 편안하게 끝냈다. 손호영을 유격수 땅볼로, 손성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장두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삼자범퇴로 롯데의 마지막 여지를 차단했다. 이날 그가 던진 12개의 투구 중 변화구는 포크볼 단 1개. 나머지는 전부 직구를 던졌지만, 상대 타자들은 알고도 못칠만큼 구위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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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조병현의 세이브 상황 등판 기회가 적었을 뿐, 개인 성적은 압도적이다. 26경기에서 26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1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01. 26⅔이닝 동안 피안타는 19개(피홈런 2개), 삼진은 25개 잡았지만 반대로 볼넷은 4개에 불과하다. 또 피안타율은 2할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은 0.86.
이닝당 출루 허용율과 평균자책점 모두 리그 주요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가장 월등하다. 특히 1점대 평균자책점과 0점대 WHIP를 유지하고 있는 마무리 투수는 조병현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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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릴리스포인트와 150km이 넘는 직구의 구위가 워낙 막강한데다, 포크볼 역시 수준급이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로 적합한 강심장과 탄탄한 멘털까지 갖췄다.
SSG는 지난해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얻었다. 2023시즌에는 마무리 서진용이 세이브왕을 차지했으나 수술 이후 재활로 복귀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지난해 전반기에는 문승원이 마무리를 맡았었다. 그리고 상무 제대 후 달라진 모습이 눈에 확연히 띈 조병현이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올해도 선택은 적중했다. 마무리 조병현이 압도적이고, 노경은과 김민, 이로운까지. 강한 필승조가 구축되면서 불펜 난조로 뒤집히는 경기 비율이 급격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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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했던 조병현이지만, 당시에는 워낙 쟁쟁한 마무리들이 모두 보여 가장 돋보이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내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어쩌면 국가대표 클로저로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