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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이승엽 감독이 나갔다고 두산 베어스가 바뀔까. 두산은 이승엽 감독 퇴진을 계기로 팀의 방향성을 전반적으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두산의 부진을 모조리 이승엽 감독의 책임으로 떠넘기기에는 물음표가 너무 많다.
먼저 두산은 '자기 객관화'에 실패했다. 두산은 2024년 외국인 농사 대실패 속에서도 4위에 올랐다. 두산은 여기서 '외국인만 잘 뽑으면 더 올라간다'고 계산했다. 국내 선수들의 기복은 고려하지 않았다. 스토브리그 내내 그 어떤 보강도 하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이 당연히 기량을 유지하고, 유망주는 성장한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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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115억원 지명타자 김재환은 타율 0.243에 OPS(출루율+장타율) 0.739로 허덕였다. 78억원 1루수 양석환은 승부처에서 몹시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주자 없을 때 타율이 0.294인데 주자 있을 때 0.224, 득점권에서 0.225, 주자 1, 2루 상황에서 16타수 무안타다. 유격수 박준영과 핵심 유틸리티맨 이유찬이 부상을 당했다.
신인왕 마무리 김택연은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좌우 핵심 필승조 이병헌 홍건희는 개막부터 아파서 아직도 1군에 없다. 총액 280만달러(약 40억원)를 투자해 영입한 외국인 3인방 콜어빈, 잭로그, 제이크 케이브의 활약도 사실 미미하다.
이 모든 악재가 개막 1개월 만에 우르르 쏟아졌다. 외국인도 제대로 뽑지 못한 데다가 국내 선수들 변수까지 최악으로 터졌다. 두산은 구단 차원에서 이쯤에서라도 '목표 설정 실패'를 인정하고 윈나우가 아닌 리빌딩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편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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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지금이라도 처절한 체질개선에 착수해야 한다. 미래가 확실하지 않은 고액 연봉자들을 정리하고 젊은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기용할 필요가 있다. 옥석가리기는 지금부터다. 마침 임종성 오명진 박준순 김준상 김대한 김민석 등 새 얼굴들이 속속 나타났다. 두산은 '이승엽 사퇴' 이후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