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일단 직구가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최고 155㎞, 평균 151㎞ 직구(59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1개) 커브(12개) 체인지업(7개)을 섞어 던졌다. 스트라이크-볼 비율(67-32)도 훌륭했다.
지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불거진 세트포지션시 허리를 깊게 숙이던 루틴은 사라졌다. 오른손 타자 상대로 약한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감보아의 직구는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 분당 회전수(RPM)가 최고 2556회에 달했고, 상하 무브먼트도 무려 59.3㎝였다. 직구의 세부 수치만 보면 메이저리그 톱클래스에도 뒤지지 않는다.
|
감보아는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이 가득한 다저스 마이너팀에서도 7년을 뛴 투수다. 소속팀이 다저스가 아니었다면 이미 빅리그 맛을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보아 스스로는 "처음 입단할 때 직구 구속은 89~91마일(약 143~146㎞) 정도였다. 95마일(약 153㎞) 이상의 직구를 던지게 된 건 다저스 육성시스템 덕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날 특히 눈에 띄는 점은 3회(커브, 슬라이더 각 3개)를 제외한 매 이닝 3가지 종류의 변화구를 모두 던졌다는 것. 슬라이더의 경우 직구만큼이나 빠른 구속(최고 146㎞, 평균 140㎞)을 보여줬다.
|
안방마님의 생각은 어떨까. 유강남은 "일단 직구가 너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직구가 워낙 좋다보니 볼배합은 최대한 공격적으로 가져갔다. 경기 중간에 조금 이야기를 나눴는데, 직구가 워낙 빠르니까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던지되 커브를 하나씩 섞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덕분에 초반(2회) 이후로는 경기 운영이 더 잘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키움이 친 2개의 안타는 모두 슬라이더를 공략한 결과였다. 유강남은 "(슬라이더도 워낙 빠르기 때문에)직구를 노리다가도 약간 늦으면 (슬라이더도)타이밍이 맞는 것 같다"면서 커브를 활용한 완급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유강남은 "7회에도 첫 타자(김건희) 상대로는 조금 흔들렸는데, 그 뒷 타자들 상대로는 오히려 안정이 되면서 더 잘 던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최근 12년 동안 가을야구에 딱 1번(2017년)밖에 오르지 못했다. 감보아 역시 이 같은 롯데의 성적을 잘 알고 있다. 감보아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롯데의 '압도적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이 좋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