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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직선타 병살' 똑같은 폭투가 바꿔버린 KIA-한화의 운명, 이게 야구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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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08 05:07


'통한의 직선타 병살' 똑같은 폭투가 바꿔버린 KIA-한화의 운명, 이게…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연장 10회말 1사 만루 KIA 오선우가 1루 직선타를 잡아내 병살로 처리한 한화 1루수 채은성의 수비에 주저앉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07/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폭투가 바꿔버린 한화와 KIA의 운명.

KIA 타이거즈 선수단과 팬들은 잠 못 이룰 밤이었을 듯 하다. 6월 들어 잘 나가던 상승세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패배였기 때문이다.

KIA는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11회초 한 때 식구였던 이진영에게 통한의 결승타를 허용하며 2대3으로 분패했다.

6월 첫 날을 시작으로 3연승을 질주했고, 연승이 끝났지만 하루 만에 강팀 한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던 KIA.만약 7일 경기까지 잡았다면 조기 위닝 시리즈 확정에 상위권 추격 불을 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패배로 물거품이 됐고, 8일 상대 강력한 에이스 폰세를 만나게 돼 부담스러운 일전을 치르게 됐다.

양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연장 승부였다.

사실 승기는 KIA가 먼저 잡았다. 10회말 경기를 끝낼 찬스를 잡았기 때문이다. 한화 김종수가 흔들리며 1사 1, 2루 찬스를 잡은 KIA. 타석에는 가장 믿을만한 최형우. 안타면 끝내기가 될 수 있었다.


'통한의 직선타 병살' 똑같은 폭투가 바꿔버린 KIA-한화의 운명, 이게…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연장 11회말 한화 포수 최재훈이 위기를 맞은 투수 김종수를 다독이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07/
김종수는 지나치게 긴장을 했는지 최형우를 상대로 초구부터 폭투를 저질렀다. 슬라이더가 손에서 완전히 빠져버렸다. 이러니 한화 벤치는 오히려 결정이 쉬워졌다. 희생 플라이를 맞고 질 바에는, 강타자 최형우를 1루에 채운 뒤 홈 포스 아웃이나 병살을 노려보는게 현명했다. 바로 자동 고의4구.

물론 최근 기세가 좋은 오선우도 만만한 타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경험이 최형우를 따라갈 수 없었다. 1S 상황 슬라이더가 몸쪽 깊숙하게 들어왔다. 일단 컨택트를 하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상황. 어려운 코스인데 기술적으로 아주 잘 잡아당겨쳤다. 하지만 온전히 힘을 싣기 힘든 코스였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1루 주자 최형우도 어쩔 수 없이 더블아웃 되는 비운을 맞이했다. 물론 오선우가 굉장히 어려운 공을 잘 쳤지만, 애초에 먹힐 수 있는 코스면 참는게 나았을 수 있다. 그래서 야구는 초구 승부가 중요하다고, 1S으로 몰리니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는 공에 방망이를 참기 힘들었다는게 불운이었다면 불운.


'통한의 직선타 병살' 똑같은 폭투가 바꿔버린 KIA-한화의 운명, 이게…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연장 10회말 1사 만루 한화 1루수 채은성이 KIA 오선우의 직선타를 잡아내 병살로 처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07/

어찌됐든 한화에는 김종수의 폭투가 전화위복이 됐다. 그리고 그 폭투의 운은 끝까지 한화쪽으로 따랐다.

11회초 한화 공격. 2사 1루 찬스. KIA에는 위기. 한화는 1루에 발빠른 이상혁을 대주자로 넣었다. 타석에는 이진영. KIA는 여기서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10회부터 호투하던 최지민을 내리고, 사이드암 윤중현을 선택했다. 단순한 좌-우 놀이는 아니었다. 최지민은 직전 채은성도 상대하고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아무래도 최지민의 투구수가 많았고, 이진영과 윤중현의 상성도 고려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통한의 직선타 병살' 똑같은 폭투가 바꿔버린 KIA-한화의 운명, 이게…
1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KIA 윤중현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8/
하지만 윤중현도 긴장을 한 탓인지, 이상혁이 신경 쓰여 견제를 하다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인지 1S 상황 2구째 어이없는 폭투를 저질렀다. 포수 김태군은 한참 빠져앉아있는데 지나치게 몸쪽으로 공이 날려 들어갔다. 이 폭투로 허무하게 이상혁을 2루로 보내줬다.

볼카운트 2B2S 승부. 윤중현의 주무기 커브가 우타자 이진영의 바깥쪽으로 잘 휘어져 빠져나갔다. 실투는 아니었다. 이진영이 몸을 앞으로 던지며 정말 잘 쳤다. 그렇게 좌중간 안타가 됐고, 이진영은 포효했으며 이게 결승타가 됐다. 만약 폭투가 나오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안타를 맞았어도 1, 2루나 1, 3루였고 다음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노시환이었다. 이상혁이 2루 도루를 성공시킬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하면, 실패할 수도 있는게 야구다. 치명적인 폭투였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통한의 직선타 병살' 똑같은 폭투가 바꿔버린 KIA-한화의 운명, 이게…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연장 11회초 2사 2루 한화 이진영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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