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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새 투수를 못 보는군요. 아! 좌투수네요", 2타점 3루타 친 4할타자 슬픈 교체...원칙? 집착?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5-06-09 13:00


"김혜성, 새 투수를 못 보는군요. 아! 좌투수네요", 2타점 3루타 친…
LA 다저스 김혜성이 9일(한국시각)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2회말 1사 1,3루서 우익선상 2타점 3루타를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혜성, 새 투수를 못 보는군요. 아! 좌투수네요", 2타점 3루타 친…
김혜성이 2회말 우측으로 3루타를 날린 뒤 3루를 향해 슬라이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3루타를 치며 4할 타자의 위용을 이어갔다.

김혜성은 9일(이하 한국시각)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9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김혜성과 토미 에드먼의 맹타를 앞세워 7대3으로 승리해 3연전 스윕을 면했다.

김혜성은 첫 타석에서 빅리그 첫 3루타를 터뜨렸다. 다저스는 2회말 선두 맥스 먼시와 윌 스미스의 연속안타로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1사후 에드먼이 중전적시타를 날려 먼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주자는 1사 1,3루.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세인트루이스 우완 선발 마이클 맥그리비의 3구째 몸쪽으로 날아든 89.3마일 커터를 시원하게 잡아당겨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98.8마일 라인드라이브를 날렸다. 타구는 우측 파울폴 근처 펜스를 맞고 흘러 나와 주자 2명이 모두 여유있게 홈을 밟았고, 김혜성은 3루에 안착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26경기, 60타석 만에 첫 3루타를 신고한 것이다. 타점은 지난 1일 뉴욕 양키스전서 투런홈런으로 올린 2타점 이후 9일 만에 추가했다. 이어 김혜성은 4-0으로 앞선 4회 1사 2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맥그리브의 5구째 가운데 높은 92.5마일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김혜성, 새 투수를 못 보는군요. 아! 좌투수네요", 2타점 3루타 친…
김혜성이 세인트루이스 우완 선발 마이클 맥그리브의 몸쪽 커터를 받아쳐 우익선상 3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혜성은 중견수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캐치를 했다. 3-0으로 앞선 3회말 2사후 세인트루이스 메이신 윈이 발사각 25도, 타구속도 97.2마일의 큼지막한 타구를 좌중간으로 쏘아올렸다. 이때 김혜성이 타구를 향해 전력질주해 글러브를 뻗어 워닝트랙에서 간신히 잡아낸 뒤 두 손으로 펜스를 막고 충격을 피했다. 이닝이 마무리되는 순간, 다저스 투수 클레이큰 커쇼가 김혜성을 바라보면 오른팔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투수가 7회초 좌완 존 킹으로 바뀌자 로버츠 감독은 선두타자 김혜성 타석에 우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기용했다. 예상했던대로다.

그러나 팀내 최고의 타격감을 발휘하고 있는 4할 타자를 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김혜성을 쓰고 있는 것인데, '원칙 지키기'보다는 '집착'에 가깝다. 키케는 초구에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날까지 김혜성은 26경기(선발 17경기)에서 타율 0.414(58타수 24안타), 2홈런, 9타점, 13득점, 3볼넷, 13삼진, 6도루, 출루율 0.443, 장타율 0.586, OPS 1.029를 기록했다.

김혜성이 빅리그에 데뷔한 건 지난 5월 4일이다. 이후 다저스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김혜성이다.


"김혜성, 새 투수를 못 보는군요. 아! 좌투수네요", 2타점 3루타 친…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AFP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김혜성은 '올해의 신인(Rookie of the Year)' 자격을 갖춘 타자들 가운데 5타석 이상 소화한 91명 중 타율 1위다. 27타석 이상 59명 중에서는 OPS도 1위다. 물론 아직 61타석에 불과해 규정타석(205)과는 거리가 멀지만, 타격 실력 자체를 의심할 정도로 표본이 적은 것도 아니다.

이런 선수를 좌투수가 나오면 어김없이 바꿔버린다. 심각한 것은 그 대타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김혜성이 좌투수를 전혀 상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두 번 만났다. 지난 1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9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김혜성은 8-0으로 앞선 2회말 2사후 좌완 브렌트 헤드릭을 상대로 우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좌투수 대결에서 홈런포를 터뜨린 것이다.

이어 전날(8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0-0이던 7회 선두타자로 나가 좌투수 스티븐 마츠를 상대로 2루수 내야안타를 쳤다. 좌투수를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한 것이다.

현지 중계진은 7회 김혜성이 바뀌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김혜성을 대신해 7회를 엽니다. 그러나 초구에 땅볼로 물러납니다. 김혜성이 새로 등판한 투수를 볼 기회를 갖지 못하는군요. 좌투수입니다"라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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