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를 싫어했던 대표적인 선수는 99.3%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켄 그리피 주니어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FA가 되더라도 양키스와 계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혀 화제가 됐는데, 지난 겨울 토론토와 연장계약을 하기 전 "양키스로 갈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토론토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양키스의 최대 라이벌인 보스턴의 한 루키 투수가 양키스를 향한 적대감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올해 25세의 우완 헌터 도빈스다.
|
"양키스는 내가 오랫동안 내가 주시했던 팀이다. 아빠는 레드삭스 골수 팬이셨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양키스가 나와 계약하겠다고 제안하면 차라리 은퇴하고 말거다. 레드삭스 경기를 자주 보면서 커리어로 야구 선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한 팀에 애착을 갖지는 않았다. 그래도 레드삭스를 보면서 자랐는데, 양키스를 경멸하는 마음을 갖고 그 팀을 제외한 다른 팀들을 지켜봐 왔던 것 같다."
양키스를 '경멸한다(disdain)'는 강도 높은 표현을 한 것이다.
도빈스는 어린 시절 보스턴 선수 중 더스틴 페드로이아를 가장 좋아했고, 양키스 선수 중에서는 앤디 페팃을 빼고는 다 싫어했다고 한다. 도빈스는 "페팃을 뺀 나머지 양키스 선수들을 싫어했던 것 같다. 페팃은 아빠와 굉장히 친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서다. 양키스 선수들이 도빈스를 단단히 벼르고 타석에 섰음은 물론이다. 애런 저지는 "켄 그리피 주니어가 그같은 말을 한 걸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도빈스의 발언이)좀 놀랍다"고 했다.
|
저지는 5-11로 뒤진 9회말 1사 1루서도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번에는 우완 로버트 스톡의 96.8마일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시즌 22, 23호 홈런을 기록한 저지는 이 부문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26개)와는 3개 차이다.
저지의 생애 통산 43번째 멀티 홈런 경기. 양키스 역사상 이 부문서 베이브 루스(68경기), 미키 맨틀(46경기)에 이어 루 게릭과 공동 3위가 됐다.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저지의 활약에도 양키스는 7대11로 무릎을 꿇었다. 도발을 한 도빈스를 제대로 혼내주지는 못한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