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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를 경멸한다" 루키가 이런 강도높은 도발을, 저지가 133m 대형 투런포로 혼내줬지만...결국 역전패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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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09 20:44 | 최종수정 2025-06-09 20:54


"양키스를 경멸한다" 루키가 이런 강도높은 도발을, 저지가 133m 대형…
보스턴 레드삭스 루키 헌터 도빈스가 9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양키스를 경멸한다" 루키가 이런 강도높은 도발을, 저지가 133m 대형…
양키스 애런 저지가 1회말 헌터 도빈스의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투런포를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를 싫어했던 대표적인 선수는 99.3%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켄 그리피 주니어로 알려져 있다.

그리피 주니어는 선수 시절 "아빠가 양키스에서 뛰던 시절 내가 어렸을 때인데,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양키스에서 뛸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피 주니어의 아버지 그리피 시니어는 1982~1986년 중반까지 양키스에서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그리피 주니어는 시애틀 매리너스, 신시내티 레즈에서 주로 뛰었고, 루키 시절엔 시애틀에서 아버지와 함께 경기를 뛴 적도 있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양키스를 증오했다.

최근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FA가 되더라도 양키스와 계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혀 화제가 됐는데, 지난 겨울 토론토와 연장계약을 하기 전 "양키스로 갈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토론토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양키스의 최대 라이벌인 보스턴의 한 루키 투수가 양키스를 향한 적대감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올해 25세의 우완 헌터 도빈스다.

도빈스는 9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3실점하는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은 10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4.20.


"양키스를 경멸한다" 루키가 이런 강도높은 도발을, 저지가 133m 대형…
헌터 도빈스. Imagn Images연합뉴스
그런데 도빈스는 전날(8일) 보스턴 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양키스는 내가 오랫동안 내가 주시했던 팀이다. 아빠는 레드삭스 골수 팬이셨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양키스가 나와 계약하겠다고 제안하면 차라리 은퇴하고 말거다. 레드삭스 경기를 자주 보면서 커리어로 야구 선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한 팀에 애착을 갖지는 않았다. 그래도 레드삭스를 보면서 자랐는데, 양키스를 경멸하는 마음을 갖고 그 팀을 제외한 다른 팀들을 지켜봐 왔던 것 같다."


양키스를 '경멸한다(disdain)'는 강도 높은 표현을 한 것이다.

도빈스는 어린 시절 보스턴 선수 중 더스틴 페드로이아를 가장 좋아했고, 양키스 선수 중에서는 앤디 페팃을 빼고는 다 싫어했다고 한다. 도빈스는 "페팃을 뺀 나머지 양키스 선수들을 싫어했던 것 같다. 페팃은 아빠와 굉장히 친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서다. 양키스 선수들이 도빈스를 단단히 벼르고 타석에 섰음은 물론이다. 애런 저지는 "켄 그리피 주니어가 그같은 말을 한 걸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도빈스의 발언이)좀 놀랍다"고 했다.


"양키스를 경멸한다" 루키가 이런 강도높은 도발을, 저지가 133m 대형…
애런 저지가 1회말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하지만 저지는 1회말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도빈스로부터 투런홈런을 뽑아내며 보란 듯 혼쭐을 냈다. 초구 97.5마일 직구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들자 가볍게 밀어쳐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발사각 27도, 타구속도 108.6마일, 비거리 436피트의 대형 아치였다.

저지는 5-11로 뒤진 9회말 1사 1루서도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번에는 우완 로버트 스톡의 96.8마일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시즌 22, 23호 홈런을 기록한 저지는 이 부문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26개)와는 3개 차이다.

저지의 생애 통산 43번째 멀티 홈런 경기. 양키스 역사상 이 부문서 베이브 루스(68경기), 미키 맨틀(46경기)에 이어 루 게릭과 공동 3위가 됐다.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저지의 활약에도 양키스는 7대11로 무릎을 꿇었다. 도발을 한 도빈스를 제대로 혼내주지는 못한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양키스를 경멸한다" 루키가 이런 강도높은 도발을, 저지가 133m 대형…
애런 저지가 9회말 투런홈런을 날리며 이날 생애 43번째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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