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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트리플크라운을 향해 맹질주하고 있다.
저지는 5-11로 뒤진 9회말 1사 1루서도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번에는 우완 로버트 스톡의 96.8마일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시즌 22, 23호 홈런을 기록한 저지는 이 부문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양 리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26개)와는 3개 차이다.
사실 홈런보다 더 관심이 쏠리는 부문은 타율이다. 이날 현재 저지는 타율 0.396(240타수 95안타)를 기록 중이다. 2위 애슬레틱스 유격수 제이콥 윌슨(0.372)보다 2푼4리가 높다.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다.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수많은 천재적 타자들이 4할에 도전했다 실패했지만, 현존 최고의 홈런 타자가 윌리엄스가 쌓은 탑에 근접했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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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생애 첫 타격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도 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날 현재 타점은 55개로 보스턴 지명타자 라파엘 데버스(57개)에 2개차 2위다. 홈런과 타점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홈런 선두를 되찾는다면 타점 1위도 손쉽게 거머쥘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양키스 라커룸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됐다. 동료인 유틸리티맨 파블로 레이예스가 저지에게 다가오더니 휴대폰을 꺼내 올스타 팬 투표 화면을 띄우며 자신의 '픽'을 보여주더란다. MLB.com에 따르면 레이예스는 저지에게 "너한테 투표했어"라고 자랑했다. 저지는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고 한다. 아마도 "고마워"라고 표현한 듯하다. 레이예스는 곧이어 다른 동료들에게도 자신의 포지션별 픽을 보여줬다.
저지는 2022년과 2024년 올스타 팬 투표에서 양 리그를 합쳐 최다득표를 하며 AL 외야수로 선발출전했다. 이번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유력한 최다득표 후보다. 양 리그를 합쳐 타율, 안타, 출루율(0.493), 장타율(0.771), OPS(1.264), 장타(42), bWAR(5.2), fWAR(5.7) 등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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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에서 저지와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텍사스 레인저스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는 MLB.com에 "4할 타율은 정말 나에겐 놀라운 일이다. 저지는 매년 나아지고 있고, 파워도 그대로다. 타율까지 좋다"라며 "저지는 데뷔 시즌에 잘 하지 못했다. 그를 화나게 한 시즌일 것인데, 이후로는 스윙폼을 완벽하게 개조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싶어했다. 그는 지금도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저지는 데뷔 시즌인 2016년 27경기에서 타율 0.179를 기록했다. MLB.com은 '히가시오카는 2016년 저지의 데뷔 시즌이 어땠는지 회고했다. 저지는 아직도 자신의 휴대폰에 0.179라는 숫자를 메모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