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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술, 친구, 이성 등 방해 요소가 많을 거다."
SSG 랜더스 퓨처스 선수들이 모여있는 경기도 강화 SSG퓨처스필드. 11일 KT 위즈와의 퓨처스 경기를 앞두고 깜짝 놀랄만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두 전설 아드리안 벨트레와 콜 해멀스.
오후 1시 경기라 시간이 빡빡했다. 선수들에게는 이른 아침인 8시30분부터 강당에 모였다. 약 1시간 동안 벨트레의 강연과 질의응답이 있었고, 경기 전 홈팀 훈련 때 벨트레와 해멀스가 필드로 나가 선수들에게 원포인트 레슨까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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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시절 '박찬호 도우미'로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벨트레는 메이저리그 역대 31번째로 개인 통산 3000안타를 때렸고 4차례 올스타, 4차례 실버슬러거, 5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해멀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정통파 에이스로 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MVP를 수상했다.
이런 대단한 선수들이 전해주는 야구에 대한 조언이니 2군에서 꿈을 키우는 어린 선수들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베테랑 선수들까지도 귀가 쫑긋할 수밖에 없었다.
벨트레는 "미국에는 마이너리그에도 정말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모두 다 성공하지는 못한다. 끝까지 간절함,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라면 내가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있다는 것, 그 일을 하며 돈을 받는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는 영광스러운 자부심으로 항상 훈련하라"고 서두를 열었다.
벨트레는 이어 "자신만의 루틴을 가져야 한다. '나는 항상 스타팅으로 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방해 요소들도 많다. 술, 친구, 이성 등이 그렇다. 나도 유혹이 있었지만 현혹되지 않고, 정해진 길로 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운동만 했다. 프로 세계에서 선수가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훈련 때 100% 힘을 쏟는지, 아닌지다"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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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했다. LG 트윈스 이병규 2군감독의 아들 이승민은 "어린 선수가 실수하면 위축되고, 두렵다. 어떻게 이겨냈나"라고 질문했다. 벨트레는 "성인이 된 이상 경쟁의 세계에서 나이는 중요치 않다. 그리고 실수하고 기분이 안좋을 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의 일부다. 가장 중요한 건 동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티 내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기에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적 실수는 안된다. 팀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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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벨트레에게 직접 질문도 한 박정권 퓨처스팀 감독은 "벨트레와 같은 슈퍼스타들도 계속 절실함만 얘기한다. 나도 이 선수들을 직접 보는게 신기한데, 선수들은 어떻겠나.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강화=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