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부산 사직구장에서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전국에 내린 장맛비로 4개구장 경기가 우천 취소된 이날, 수중전 혈투의 승리자는 롯데 자이언츠였다.
반면 4위 삼성은 34패째(39승1무)를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2연패가 됐다. 롯데와의 차이는 2경기반 차이로 벌어졌다.
굵어졌다 가늘어졌다하는 빗줄기만큼이나 쏟아지는 폭우만큼이나 혼란스런 경기였다. 양팀 사령탑이 번갈아 그라운드로 나섰고, 심판진은 마이크를 잡으랴 비디오판독하랴 바쁘게 백스톱 앞 파울지역을 오갔다.
|
'부상병동' 롯데의 김태형 감독은 경기전 취재진과 만나 "전반기 내로 복귀할 수 있는 나승엽 1명 정도인 것 같다. 장두성은 아직 모르겠고, 윤동희와 황성빈은 후반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윤동희는 올해 타율 2할9푼9리 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02를 기록하며 전준우-레이예스와 함께 타선의 핵심으로 활약해왔다. 수비에선 중견수와 우익수, 공격에선 리드오프부터 클린업트리오와 6~7번까지 두루 소화해왔다.
|
삼성은 유격수로 뛸 선수가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은 햄스트링 통증이 있어 내일까진 경기를 뛰기 어렵다. 김영웅은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 1군에서 말소했다"면서 "양도근을 선발 유격수로 내려고 했는데, 문경에 국군체육부대(상무) 체력검사를 다녀오는데 차가 많이 막히는 상황이다. 일단 양우현이 선발로 나선다. 최일언 수석코치에 따르면 퓨처스에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
오히려 롯데가 선취점을 뽑았다. 2회말 2사 후 김민성의 우익수 쪽 날카로운 타구 때 삼성 우익수 박승규가 낙구지점을 놓치며 안타가 됐다. 이어 한태양의 볼넷, 그리고 정보근의 3루선상을 꿰뚫는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2-0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4회말에도 김민성의 볼넷, 정보근의 안타로 2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삼성이 선발 김대호를 빠르게 내리고 이승민을 투입해 실점을 막았다.
|
그러면서 롯데 감보아의 제구가 흔들렸다. 박병호 류지혁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삼성은 양우현 대신 대타 김지찬으로 희생번트를 댔다.
그리고 대타 양도근의 3루 땅볼 때 애매한 상황이 나왔다. 3루로 귀루하던 3루주자 박병호와 롯데 3루수 김민성의 동선이 충돌한 것. 양도근의 타구가 밖으로 나가는듯 하다 안으로 들어왔고, 이에 놀란 박병호가 귀루하는 과정에서 3루 라인 안쪽으로 들어왔다. 때문에 박병호의 아웃이 선언됐다.
|
삼성의 다음타자 김성윤의 타구는 투수 땅볼. 그런데 감보아의 송구가 다소 강하게 빗나갔다. 1루심은 롯데 1루수 고승민의 발이 떨어졌다 보고 세이프를 선언했으나, 비디오판독실은 고승민이 필사적으로 발을 긁으며 손을 뻗어 최종 포구의 순간 발이 베이스에 닿아있었다고 판단, 아웃으로 번복했다.
|
삼성은 7회초 박병호가 전날 연타석 홈런(시즌 11, 12호)에 이어 이날은 감보아를 상대로 시즌 13호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반격의 불씨를 피웠다. 볼카운트 2B0S에서 3구째 151㎞ 몸쪽 낮은 직구를 통타, 그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타구속도 169.3㎞, 비거리 125m, 발사각 34.7도의 번쩍 홈런이었다.
|
8회초에는 정철원이 과감하게 3연투를 소화했고, 8회말에는 삼성 김재윤을 상대로 정훈의 쐐기포가 터졌다. 이후 다음 타자 김민성의 삼진 직후 삼성 포수 강민호와 차정구 1루심의 감정 충돌이 있었다.
롯데는 9회초 마무리 김원중을 등판시켰다. 정철원과 마찬가지로 한화와의 2연승에 이은 3연투. 김원중은 실점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
하지만 비가 대기록을 가로막았다. 디지털 취약계층 220석(현장판매)을 제외한 사전예매는 전부 매진됐지만, 이날 하루종일 내린 비로 인해 경기를 앞두고 1500여장의 티켓이 취소됐다. 이후 현장판매분으로 돌려졌지만, 남은 표가 있었다. 이날 사직구장은 2만2669석 중 2만1911석이 판매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