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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김동혁-고승민-레이예스-전준우-정훈-김민성-한태양-정보근-전민재. 롯데 자이언츠가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싸울 때 선택한 선발 라인업이다. KIA는 같은 날 SSG 랜더스에 맞서 이창진-박찬호-오선우-위즈덤-고종욱-최원준-김호령-김태군-박민의 순으로 타순을 작성했다. 두 팀 모두 이겼다. 롯데 4연승, KIA 6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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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도 마찬가지다. 개막부터 '슈퍼스타'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며 팀이 휘청거렸다. 그 사이 베테랑 나성범, 김선빈이 종아리를 다치며 장기 이탈 중이다. 돌아왔던 김도영은 반대쪽 햄스트링을 다치며 다시 개점 휴업중이다. 외야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던 박정우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도영을 대신해 출전하며 잠재력을 폭발시킬 조짐을 보이던 윤도현도 손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했다. 최원준은 부상은 아니지만 극심한 부진으로 1, 2군을 들락날락 했다. 그런데 KIA는 이탈자들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더욱 탄탄한 경기력을 뽐내며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약 한 달 전 8위, 지금은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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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잇몸'들의 반란이 오히려 팀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상동 자이언츠', '함평 타이거즈' 돌풍의 주역들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롯데는 오래 백업으로 고생해다 주전으로 자리잡은 전민재, 장두성 등이 다른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름값이 아닌, 선수의 실력을 1순위로 두는 김태형 감독 스타일을 아는 2군에 있는 선수들도 동기부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김동혁, 한태양에 신인 박재엽, 박찬형, 한승현 등 능력 있고 열정 넘치는 신예들이 줄줄이 튀어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훈, 김민성 등 베테랑들의 분투로 신-구 조화까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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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KIA의 최근 상승세가 KBO리그 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선수 없다고 울지 말라'는 것이다. 갈수록 아마추어 무대가 위축되고, 능력 있는 선수들 수급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니 선수 난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는 결국 비이성적 선수 몸값 폭등 사태의 원인이 된다.
물론 롯데와 KIA도 줄부상으로 본의 아니게 '잇몸 야구'를 하게 된 측면은 있지만, 두 팀의 사례처럼, 선수 없다고 시즌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려고 눈에 불을 켜면 팀 컬러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기회가 간절한 선수들이 모이면 똘똘 뭉치는 끈끈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기존 선수들에게도 건강한 자극이 된다.
또 새로운 스타가 계속 나와야, 리그 전체 활력도 돌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필요 이상의 지출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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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롯데와 KIA가 올해 우승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소득이 큰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향후 수 년 안에 팀에 우승을 선물해줄 선수들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몰론 올해까지 원하는 성적을 얻는다면 금상첨화다.
롯데와 KIA의 '잇몸 야구'가 KBO리그에 던지는 메시지. 허투루 볼 게 아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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