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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트리플A 수치' 가라비토, "새 외인 기준에 딱" 삼성은 믿는 구석이 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6-25 09:00


'최악의 트리플A 수치' 가라비토, "새 외인 기준에 딱" 삼성은 믿는 …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했다. 가라비토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9/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6일 대구 한화전은 물 건너가는 줄 알았다.

삼성 라이온즈 새 우완 외인 헤르손 가라비토(30) 이야기. 지난 주말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적응하고, KBO리그 1군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마 시즌 그라운드 사정으로 퓨처스리그 경기가 취소됐다. 주중 퓨처스리그를 기다릴 줄 알았다.

등판 대신 라이브피칭을 했다. 14구, 19구 씩 2세트로 총 33구를 소화했다. 최고 구속은 152㎞. 합격이었다. 라이브만 하고 예정대로 26일 한화전에 등판하기로 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구위도 좋고, 투구 밸런스도 아주 좋다. 실전이면 구속이 더 나올 것"이라며 "팀 입장에선 가능한 빨리 와주는게 좋고, 상태가 괜찮다하니 예정대로 26일에 던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라비토는 올시즌 트리플A에서 평균 94마일(151㎞), 최고 97마일(156㎞)의 포심 투심과 주무기 슬러브성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채로운 변화구를 뿌렸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가라비토는 18경기 26⅓이닝을 소화했다. 승리 없이 2패 4.78의 평균자책점.
'최악의 트리플A 수치' 가라비토, "새 외인 기준에 딱" 삼성은 믿는 …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했다. 가라비토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9/

'최악의 트리플A 수치' 가라비토, "새 외인 기준에 딱" 삼성은 믿는 …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했다. 가라비토가 몸을 풀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9/
하지만 올시즌은 메이저리그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8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00. 트리플A 성적은 더 안 좋았다. 라운드락 소속으로 선발로 뛴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7패, 8.5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최악의 성적이었다. 가라비토 영입 소식이 전해진 뒤 삼성 팬들 사이에 걱정이 눈덩이 처럼 커졌던 이유.

하지만 삼성은 가라비토의 활약에 대해 낙관적이다. "비록 올시즌 트리플A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퍼포먼스는 좋다"는 판단. 새 외인 누구나 거쳐가야 할 '적응'이 관건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각 구단 해외 스카우트 파트 전문가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모 구단 해외파트 스카우트 업무를 맡고 있는 외국인 전문가는 "올시즌 트리플A 보이는 성적은 안 좋지만, 운이 없었을 뿐이다. 수치를 액면 그대로 보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빅리그에서 불펜요원으로 언제든 콜업하기 위해 트리플A에서 경기 마다 짧게 짧게 던졌다. 마이너리그를 오가면서 의욕도 조금 떨어진 측면이 있었을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의 믿는 구석은 가라비토의 구위 자체다.
'최악의 트리플A 수치' 가라비토, "새 외인 기준에 딱" 삼성은 믿는 …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했다. 가라비토가 선수단 앞에서 인사를 마친 후 스페인어 노래를 부르자 구자욱이 마이크처럼 생긴 스틱을 건네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9/

'최악의 트리플A 수치' 가라비토, "새 외인 기준에 딱" 삼성은 믿는 …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했다. 가라비토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9/
이종열 단장 부임 후 삼성은 해외 스카우트 기준에 획기적 변화를 주고 있다. 성적 자체보다 데이터 정밀 분석을 통해 'KBO에서 통할 투수'인지 가려낸다.

이 단장은 "해외 스카우트 팀의 방향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타 팀 스카우트팀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성공사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이는 기록보다 KBO에서 통할 데이터를 보고 뽑자는 것이 요지"라며 "기준은 구속 150㎞ 이상, 스위퍼, 회전수, 왼손 타자 상대가 가능한 체인지업, 그리고 ABS 효과를 볼 수 있는 투수인지 여부"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가라비토는 이 구체적 기준을 두루 충족시키는 투수다. 평균 151㎞, 최고 156㎞의 정상급 스피드에 투심, 스위퍼성 커브, 체인지업에 ABS 코너 존을 공략할 수 있는 유형이다. 제구력이 관건이지만 강력한 구위로 탈삼진 능력도 뛰어난 편이라 볼넷 남발만 없으면 쉽게 무너지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과연 가라비토는 오는 26일 대구 한화전에서 삼성의 낙관적 시선을 현실로 입증할 수 있을까.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는 삼성의 올시즌 명운이 걸린 어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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