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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은퇴식 예매…이게 맞나요?" 단체관람 악용 논란, 팬들은 왜 화가 났을까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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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27 13:47 | 최종수정 2025-06-27 13:50


"김강민 은퇴식 예매…이게 맞나요?" 단체관람 악용 논란, 팬들은 왜 화…
관중들로 가득 찬 인천 SSG랜더스필드 전경.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유료 멤버십이라 선예매 자격이 있는데, 들어가보니 이미 표가 거의 다 없더라. 이게 말이 되나."

SSG 랜더스 팬들은 왜 화가 났을까. 오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김강민 KBO 전력강화위원의 은퇴식이 열린다.

SSG 팬들에게는 의미가 깊은 날이다. 'SK 왕조'의 역사를 함께했던 레전드 선수이기도 하지만, 2년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이적하는 충격적인 역사가 있었다. 그래도 친정팀에서 현역 은퇴식을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라, SSG팬들은 더더욱 이번 은퇴식 '직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예매가 시작된 직후 논란이 일어났다. 핵심은 이렇다. SSG는 다른 구단들처럼, 자체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등급별로 혜택이 다르기는 하지만, 유료 멤버십 회원의 최대 특혜인 '선예매' 중 가장 빨리 예약할 수 있는 회원이 '7일전 선예매'다.


"김강민 은퇴식 예매…이게 맞나요?" 단체관람 악용 논란, 팬들은 왜 화…
김강민. 스포츠조선DB
논란은 7일전 선예매가 가능한 유료 멤버십 회원들이, 김강민 은퇴식이 열리는 한화전 예매를 하기 위해 예매 사이트에 접속을 했더니 이미 대부분의 티켓이 팔렸고 그중 상당수가 '단체 관람' 목적인 게 핵심이다. 때문이 팬들은 "유료로 멤버십을 팔았고, 선예매 혜택을 준다더니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이미 단체 관람 때문에 예매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단체 관람용 티켓 구매 제도는 SSG 뿐만 아니라 현재 10개 구단 모두 운영하고 있다. 단체 관람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또 단체 관람의 경우, 기업, 학교, 동호회 등의 명확한 조건이 있고, 동호회나 소모임의 경우 6개월 이상 활동한 실적을 확인해 받고 있다. 물론 이는 십수년간 KBO리그 전체적으로 시행돼왔고, 그동안 단체 관람 자체가 큰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다만, 유료 멤버십을 가입한 팬들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적어도 멤버십 팬들은 티켓을 예매라도 할 수 있는 기회라도 줘야지, 단체 관람 희망자가 많다고 해서 대량의 티켓을 전부 미리 팔아버리면 단체가 아닌 개인팬들은 야구장에 갈 기회조차 얻을 수 없나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나 SSG팬들이라면 가고싶어하는 김강민의 은퇴식이라 더 그렇다.


"김강민 은퇴식 예매…이게 맞나요?" 단체관람 악용 논란, 팬들은 왜 화…
김강민 은퇴식 포스터. 사진=SSG 랜더스
구단을 통해 자세한 상황을 확인했다. 28일 한화전때 단체 관람을 신청한 단체는 총 92개. 그동안은 야구 활성화 차원도 있고, 단체 관람이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은 없다보니 해왔던대로 진행을 했다.


그런데 선예매 오픈 이후 팬들의 신고와 민원이 접수됐다. '단체'라고 거짓으로 미리 신청을 한 후에, 참여자를 접수하고 그러면서 웃돈을 얻는 등의 불공정 거래가 확인이 됐다. 단체 관람으로 먼저 구한 티켓을 사실상 암표처럼 파는 셈이다.

그래서 구단이 전수 조사에 나섰다. 92개 단체에 대해 조직의 명확한 확인 뿐 아니라, 야구장 관람을 신청한 개개인에 대한 정보까지도 요청했다. 그 결과 92개 단체 중 약 30여개 정도 단체 관람이 취소됐고, 인정된 단체 중에서도 구성원 중 성격에 맞지 않는 관람자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티켓을 취소했다. 구단은 단체 관람 주 예매자에게 2차, 3차 연락을 계속해서 해서 관련 서류 제출을 요청했고, 서류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티켓을 취소한 상태다.


"김강민 은퇴식 예매…이게 맞나요?" 단체관람 악용 논란, 팬들은 왜 화…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KIA의 경기. 매진을 기록한 SSG-KIA 랜더스필드 경기.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21/
또 28일 당일 현장에서 단체 관람용 티켓을 수령할때도, 대표자가 티켓 전체를 수령할 수 없다. SSG 구단 관계자는 "저희가 단체 관람을 하시는 개개인의 명단을 받아놓은 상태고, 당일 현장 수령할때도 신분을 확인 후 티켓을 건네려고 한다. 단체 수령이 안되고, 개별적으로 티켓을 받으시도록 공지를 했다"고 설명했다.

SSG 구단은 또 김강민 은퇴식때 티켓을 구하지 못한 유료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500명의 스탠딩석 판매를 예고했다. 지정 좌석이 없는, 말 그대로 특정 구역에서 서서 관람을 해야하지만 티켓 가격이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고 해당 수익은 구단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김강민과 팬 일동'의 이름으로 인천지역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전액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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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부분도 반발이 있었다. 최초 구단이 '스탠딩석 구매자들은 4층 관람을 추천한다'는 안내를 했었는데, 이를 두고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 "기존 티켓 구매자들은 시야가 방해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SSG 마케팅팀 담당자는 "우리 팬분들이 암표를 구매하시지 않고, 저렴한 스탠딩 티켓이라도 구매하셔서 최대한 많은 분들을 모실 수 있게끔 기획한 것이다. 유료 멤버십 중에서도 공지 이후 가입은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시설안전팀 관계자와 야구장 현장을 돌면서 스탠딩 가능 구역을 설정해서 안내할 예정이고, 추천드렸던 4층은 팬분들의 말씀대로 너무 가파르다는 결론이 나왔다. 4층은 제외를 하고, 외야 바베큐존 뒤쪽 등 통로를 최대한 막지 않는 공간을 지정해서 구역 안내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전 사고나 기존 관중 시야 방해가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서있는 팬들도 은퇴 경기 관람에 지장이 없는 장소를 정하고, 당일 경기 중에도 안내를 계속해서 할 예정이다.


"김강민 은퇴식 예매…이게 맞나요?" 단체관람 악용 논란, 팬들은 왜 화…
스포츠조선DB
문제가 됐던 단체 관람 제도 역시 추후 업데이트를 해서 예매 조건 등을 명확하게 공지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SSG 뿐만 아니라 KBO리그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암표, 과도한 리셀 판매 등을 금지할 근원적인 조치는 없을까. SSG 구단 역시 이 부분을 주목하고 대책 마련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 SSG 구단 관계자는 "타 구단에서 어떻게 시행하고 있는지, 법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 암표 판매 확인시 자격 박탈 등 여러가지 방안들을 놓고 살펴봐왔다. 우리도 후반기 정도부터는 도입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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