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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키움 고형욱 단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구단이 뒤숭숭한 가운데, 고형욱 단장은 올해 초부터 사실상 '손발'이 다 묶인, 권한을 모두 잃은 단장이었다. 무슨 일이었을까.
홍원기 감독이 경질된 것에 "잔인하다"고 할 수 있지만, 고 단장은 "그럴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단장이 이렇게 싸울 수 없는 팀을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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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최근 몇 년간의 스카우트 실패를 이유로 들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같은 슈퍼스타급 자질을 가진 신인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세상에 어떤 구단이 이제 갓 고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당장 주축을 활약할 것을 기대하는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점점 아마추어에는 선수가 없고, 실력도 기존 선배들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 잠재력 있는 선수를 뽑아, 최소 2~3년의 시간을 가지고 키워 1군용 선수로 만든다. 이정후, 김혜성은 정말 특수한 케이스. 그런 선수가 있었다면 키움 스카우트도 당연히 뽑지 않았을까. 그런 가운데 '당신이 선수 잘 못 뽑아 지금 팀 성적이 이러니 책임지시오'라고 하면, 소총 들고 핵 무기 가진 나라와의 전쟁을 왜 못 이기느냐고 하는 것과 다름 없는 무자비한 일이다.
사실 이 사유로 직무 배제를 시킨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내부에서 사건이 있었다. 누군가가 스카우트 파트 비리를 고위층에 제보한 것이다. 스카우트팀 모 직원이 아마추어 현장에서 금품을 받았고, 스카우트 분야에 빠삭한 고 단장이 이를 모를리 없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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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후라도, 헤이수스 두 외국인 투수를 포기하고 외국인 타자 두 명을 선택하는 걸 고 단장이 직접 선택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올해 다 실패로 돌아간 외국인 선수 영입도 고 단장 작품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정작 지금 사태에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따로 있다는 의미다.
키움은 없는 살림 속에서 이형종, 원종현, 이원석 등 특정 베테랑 선수들에게 거액을 안긴 것, 주축 선수들을 모두 팔아 돈과 지명권을 받은 것도 고 단장의 의지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장에서는 키움이 감독만 경질해, 홍 감독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그림이 안좋을 수 있으니 이미 고위층 눈밖에 난 고 단장과 김창현 수석코치까지 동반 경질을 하며 '그림'을 만들었다고 보고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