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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강해져, 강해져!" "안 지쳐, 안 지쳐!"
롯데 관계자들은 "그라운드가 아주 좋다"고 입을 모았다. 고시엔마냥 탄탄하게 깔린 일본 그라운드 특유의 흑토(黑土)는 탄력이 살아있었다.
이제 땀을 흘리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날 롯데 야수진은 3루 측 파울지역, 3루, 2루, 1루, 1루측 파울지역까지 5개조로 나뉘어 코치들의 열띤 펑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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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파울지역에선 윤동희와 김동혁이 훈련에 임했다. 대체로 마무리캠프는 1군에서의 입지가 좁거나, 혹은 신인 등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번 롯데 마무리캠프는 다르다. 사실상 고참급 선수들과 부상자를 제외한 1군 선수 전원이 참석한 모양새. 정철원 손호영 고승민 나승엽 윤동희 등 1군 주전급 선수들이 여기저기서 나뒹굴었다. 지바롯데 마무리캠프에 참석중인 전민재 한태양도 오는 17일부터 합류한다. 또 임경완 코치 인솔하에 대만 윈터리그에 파견된 선수단에도 김진욱이 포함됐다.
사실 김태형 감독에게 마무리캠프는 익숙한 자리는 아니다. 두산 베어스 시절 감독 첫해 우승 포함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한 2022시즌에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롯데 지휘봉을 잡은 이래 벌써 3번째 마무리캠프다. 취임 직후와 지난해에는 이렇게 큰 규모로 치러지지 않았다. 올해는 말 그대로 '작정하고' 준비한 마무리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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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의 위명에도 깊은 상흔이 남았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2026년은 말 그대로 배수진을 치고 임할 예정이다.
"작년엔 너무 어린 선수들만 데리고 왔다. 대표팀 일정도 있고, 부상자도 많았다. (올해는 주축 선수들도 많다는 말에)부상자들 빼고 기본적으로 와야되는 선수들이 온 거다. '지금 멤버면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필연적으로 부상자도 나오고, 기대치에 못미치는 선수들이 있으니까."
펑고 모습을 지켜보던 김태형 감독이 갑자기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연습복으로 갈아입고 그라운드에 돌아온 그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라며 직접 펑고 배트를 잡았다. 젊은피가 끓어오르는 그라운드의 모습에 자극받은 모양새. 배트를 잡는 김태형 감독을 본 윤동희는 "좋아좋아! 땡큐땡큐!"라고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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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배트를 내려놓은 김태형 감독은 "오랜만에 쳤더니 힘들다. 배트가 손에 안 맞아서 어깨가 아프다"며 웃었다. 이어 "신기하네. 치려는 곳에 미리 가 있는 것 같다"라며 윤동희와 김동혁을 칭찬했다. 탈탈 털린 두 선수는 눈빛만 반짝반짝 빛났다.
같은 시간 투수들은 400m 러닝을 10회씩 실시하는 등 만만찮은 인내심의 시험에 직면했다. 훈련이 끝나는 순간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 곳곳에 널부러져 가쁜 숨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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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휴우가)=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