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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집토끼 문제는 없다. 영입하고픈 의지도 있다. 하지만 가슴 한켠의 쎄한 바람을 어쩌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또다른 최대어인 박찬호의 인기가 대폭발했다.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 외에 KT 위즈, 두산 베어스, 롯데의 시선이 모두 박찬호에게 쏠렸다. 치열한 눈치싸움과 물밑 협상이 오갔고, 이젠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다. 롯데와는 한발짝 멀어진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은 앞서 강경하게 FA 영입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과 FA 영입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 구단이 잘해주기만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롯데 부임 이후 '선물'을 받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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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를 둘러싼 공기는 폭풍처럼 흘러갔고, 몸값은 치솟았다. 어느덧 5~6년의 계약기간에 100억 안팎의 몸값으로 훌쩍 올라선 상황. 그만큼 연장계약이 흔해진 요즘 이만한 FA가 시장에 나오는 일이 드물고, '좋은 유격수'를 원하는 팀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미야자키 현지에서 지켜본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는 이제 박찬호와는 조금 떨어져보인다. 마지막 반전은 언제든 가능하겠지만, '머니게임'의 벽에 직면한 모양새. 무엇보다 지나친 몸값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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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배경에는 '유돈노 트리오'가 안겨준 170억원짜리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 모기업 롯데는 유상증자까지 해가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하다. 노진혁과 한현희는 사실상 1군 전력에서 벗어나있고, 4년 80억원에 영입한 유강남 역시 '돈값'을 제대로 했다기엔 너무 부족하다.
특히 박찬호의 포지션인 유격수는 당시 롯데가 4년 50억원이란 적지 않은 금액을 쾌척해가며 노진혁을 영입했던 위치다. 그런데 노진혁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시즌은 단 1시즌에 불과하며, 이후 2시즌은 유격수는 커녕 타격 문제로 3루나 1루 전향조차 실패했다. FA를 영입했다가 실패한 자리에 그 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시 FA를 영입하는 자체로도 충분히 꺼림칙히다.
현실적으로 롯데의 전력이 5강에 오르기엔 만만찮은데, 박찬호에 100억원을 쾌척해 영입할 경우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결국 FA는 기초 전력을 구축하는 방법이 아니라, 이미 짜여진 기본 전력에 마지막 화룡정점을 찍는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롯데의 행보는 이제 '신중함'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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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