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돈노 170억' 악몽에 발목 잡히나? 롯백호X롯찬호 꿈꿨지만 '100억원' 현실에 한숨…커져가는 롯데의 고민 [미야자키포커스]

최종수정 2025-11-13 06:51

'유돈노 170억' 악몽에 발목 잡히나? 롯백호X롯찬호 꿈꿨지만 '100…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1회초 1사 1, 3루 최형우의 희생플라이 때 박찬호가 득점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17/

'유돈노 170억' 악몽에 발목 잡히나? 롯백호X롯찬호 꿈꿨지만 '100…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 FA 합동 입단식. 스포츠조선DB

'유돈노 170억' 악몽에 발목 잡히나? 롯백호X롯찬호 꿈꿨지만 '10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집토끼 문제는 없다. 영입하고픈 의지도 있다. 하지만 가슴 한켠의 쎄한 바람을 어쩌지 못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겨울을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박찬호와 강백호 등 FA 최대어들을 향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강백호는 국내 FA 협상은 제쳐두고 미국 진출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1999년생의 어린 나이가 압도적이다. 필요하다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난 뒤 FA 시장 복귀를 노크해도 좋다는 입장이다. 설령 미국에 1~2년 다녀오더라도 돌아올 때의 몸값에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다.

그러다보니 또다른 최대어인 박찬호의 인기가 대폭발했다.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 외에 KT 위즈, 두산 베어스, 롯데의 시선이 모두 박찬호에게 쏠렸다. 치열한 눈치싸움과 물밑 협상이 오갔고, 이젠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다. 롯데와는 한발짝 멀어진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은 앞서 강경하게 FA 영입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과 FA 영입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 구단이 잘해주기만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롯데 부임 이후 '선물'을 받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유돈노 170억' 악몽에 발목 잡히나? 롯백호X롯찬호 꿈꿨지만 '10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정황상 내야 수비 안정과 타선 짜임새를 더할 수 있는 박찬호가 김태형 감독의 1순위 목표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준혁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예정보다 하루 빠른 11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현장을 찾았고, 이날 김태형 감독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박찬호를 둘러싼 공기는 폭풍처럼 흘러갔고, 몸값은 치솟았다. 어느덧 5~6년의 계약기간에 100억 안팎의 몸값으로 훌쩍 올라선 상황. 그만큼 연장계약이 흔해진 요즘 이만한 FA가 시장에 나오는 일이 드물고, '좋은 유격수'를 원하는 팀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미야자키 현지에서 지켜본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는 이제 박찬호와는 조금 떨어져보인다. 마지막 반전은 언제든 가능하겠지만, '머니게임'의 벽에 직면한 모양새. 무엇보다 지나친 몸값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상당하다.


'유돈노 170억' 악몽에 발목 잡히나? 롯백호X롯찬호 꿈꿨지만 '100…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스포츠조선DB

결국 그 배경에는 '유돈노 트리오'가 안겨준 170억원짜리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 모기업 롯데는 유상증자까지 해가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하다. 노진혁과 한현희는 사실상 1군 전력에서 벗어나있고, 4년 80억원에 영입한 유강남 역시 '돈값'을 제대로 했다기엔 너무 부족하다.

특히 박찬호의 포지션인 유격수는 당시 롯데가 4년 50억원이란 적지 않은 금액을 쾌척해가며 노진혁을 영입했던 위치다. 그런데 노진혁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시즌은 단 1시즌에 불과하며, 이후 2시즌은 유격수는 커녕 타격 문제로 3루나 1루 전향조차 실패했다. FA를 영입했다가 실패한 자리에 그 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시 FA를 영입하는 자체로도 충분히 꺼림칙히다.

현실적으로 롯데의 전력이 5강에 오르기엔 만만찮은데, 박찬호에 100억원을 쾌척해 영입할 경우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결국 FA는 기초 전력을 구축하는 방법이 아니라, 이미 짜여진 기본 전력에 마지막 화룡정점을 찍는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롯데의 행보는 이제 '신중함'으로 바뀌었다.


'유돈노 170억' 악몽에 발목 잡히나? 롯백호X롯찬호 꿈꿨지만 '100…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6회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KIA 박찬호.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10/

미야자키(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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