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 나가는지도 몰랐다" 국대 차출도 양해 구하는데…"비활동기라서" 선수-구단간 시선 차이 [SC포커스]

최종수정 2025-11-26 17:51

"우리 선수 나가는지도 몰랐다" 국대 차출도 양해 구하는데…"비활동기라서…
통합 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 선수들의 세리머니. 한국시리즈 종료는 곧 비활동기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봐도 되는 걸까. 비활동기에 구단은 아무런 터치를 할 수 없는 걸까. 선수와 구단간의 시선 차이가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기사 나가고서야 알았죠. 명단에 우리 선수가 있더라고요?"

프로 선수에게 많게는 수십억원의 연봉을 지불하는 구단의 권리는 어디까지일까.

최근 시즌 개막이 3월 말로 빨라지면서 비활동기 시작도 1주일 정도 당겨진 분위기다. 스프링캠프 출발도 2월 1일에서 1월 하순으로 빨라진 상황. 10개 구단의 마무리캠프가 지난 23일을 전후해 끝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아직까지 계약서상 '연봉지급시기'는 11월 말까지로 정해져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분위기상 어느 정도 제한이 풀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선수들은 구단 행사에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마무리캠프가 끝난 뒤에야 연말 행사를 갖는 팀도 있고, 각종 시상식도 11~12월에 집중돼있다.

또 비활동기라 한들 선수의 컨디션 관리는 구단의 차기 시즌에 큰 영향을 끼친다. 몸을 만들고 새 시즌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넓게 보면 시즌의 연장선상에 있다.

국가대표팀 문화도 바뀌고 있다. 선수의 의사가 최우선이지만, 그 다음은 구단이다. 대표팀 차출 과정에서 KBO 측이 구단에 양해를 구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예외가 아니다. 류지현 WBC 대표팀 감독도 최근 대표팀 평가전 과정에서 선수 선발에 동의한 구단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화보 촬영이나 방송 출연 등 간단한 개인 활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수도 있는 행동에 대해선 구단과의 신의관계를 지켜야 한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반면 선수들 일부는 '몸 관리 잘하고 있는데'라며 구단 측의 시선을 불편해하는 분위기다.


"우리 선수 나가는지도 몰랐다" 국대 차출도 양해 구하는데…"비활동기라서…
다양한 유니폼을 입고 대표팀을 응원하는 야구팬들 국가대표팀 차출에도 소속 구단의 양해를 구하는 분위기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9/
최근 몇몇 구단은 11월 중으로 예정된 이벤트 매치 명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출전 선수 명단에 해당 구단 선수들의 이름이 올라있는데, 구단과 상의는 커녕 통보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일부 구단 관계자들은 "기사에 나온 명단 보고서야 우리 선수가 나간다는 걸 알았다"는 속내를 전했다. 평소 선수들의 개인적인 활동을 크게 제한하진 않지만, 다음 시즌을 위한 약속된 휴식의 기간이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가볍게 뛴다지만, 그 과정에서 부상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부상을 이유로 팀 훈련에서도 빠진 선수들이 이벤트 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현장에서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 이참에 '비활동기'의 기간부터 세부적인 활동 범위에 대한 구단과 선수간의 인식 차이를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KBO는 "야구선수계약서 제 18조에 따르면 선수는 KBO(총재)가 허가하지 않는 경기에는 참가할 수 없다. 구단이 동의하지 않는 한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에도 출장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고 전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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