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인 2023년 10월 29일(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한 메릴 켈리. AP연합뉴스
잭 갤런.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022년 이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발진을 이끈 원투 펀치로 두 명의 걸출한 우완투수를 꼽을 수 있다.
메릴 켈리와 잭 갤런이다. 애리조나에 먼저 둥지를 튼 건 켈리다. 2015~2018년까지 4년간 KBO에서 활약한 켈리는 2년 550만달러에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고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갤런이 그해 7월 말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옮겨 오면서 둘이 한솥밥을 먹게 됐다.
빛을 먼저 본 쪽은 켈리다. 그해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32경기에서 13승14패, 평균자책점 4.42를 마크, KBO 역수출품으로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어 2020년 단축 시즌을 지나 2021년에는 27경기에서 7승11패, 평균자책점 4.44로 주춤했으나, 2022년 33경기에서 200⅓이닝을 던져 13승8패, 평균자책점 3.37, 177탈삼진, 2023년 30경기에서 177⅔이닝 동안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 187탈삼진을 각각 마크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무렵 애리조나는 켈리에게 걸었던 구단 옵션을 잇달아 시행한 뒤 2022년 초에는 2년 1800만달러, 2025년 7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을 조건으로 연장계약을 하며 보류권을 유지했다. 그만큼 켈리의 '저비용 고효율' 피칭에 만족했다는 얘기다.
메릴 켈리는 지난 여름 애리조나를 떠나 텍사스로 트레이드됐다. AP연합뉴스
텍사스 레인저스 메릴 켈리. AFP연합뉴스
2024년에는 어깨 부상을 입어 13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올시즌 에이스급으로 부활하면서 FA 시즌을 만끽했다. 애리조나에서 22경기에 등판해 9승6패, 평균자책점 3.22로 잘 던지던 그는 지난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승부사가 필요했던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뒤 10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23을 올리고 시즌을 마감했다. 올시즌 합계 성적은 12승9패, 평균자책점 3.52, 167탈삼진.
메이저리그 입성 7시즌을 마치고 비로소 첫 FA 자격을 얻은 켈리는 시장에서 중간급 선발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웬만한 구단 3선발로 손색없다는 것.
갤런은 2022년 31경기에서 184이닝을 던져 12승4패, 평균자책점 2.54으로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선 뒤 2023년 34경기에서 210이닝을 투구해 17승9패, 평균자책점 3.47, 220탈삼진을 마크,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시즌에는 33경기에서 13승15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했다. 갤런 역시 처음으로 FA 신분이 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갤런. AFP연합뉴스
둘은 통산 성적이 엇비슷하다. 켈리는 1008⅓이닝, 65승53패, 평균자책점 3.77, 911탈삼진, 갤런은 1007⅓이닝, 66승52패, 평균자책점 3.58, 1060탈삼진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나이는 1988년 10월 생인 켈리가 1995년 8월 생인 갤런보다 7살이 많다. 다시 말해 계약기간과 총액에서 갤런이 앞설 것이라는 소리다.
이와 관련해 MLB.com은 26일(한국시각) '누가 최고의 선발투수들인가? 랭킹을 매긴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갤런을 6위, 켈리를 7위에 올려놓았다.
매체는 켈리에 대해 '최근 4시즌 중 3번 30경기 이상 선발등판했고, 평균자책점도 3차례나 3점대 중반을 넘지 않았다'며 '포심 평균 구속은 92마일 정도인데, 그에 따라 체인지업 의존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올시즌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인 체인지업의 헛스윙 유도 비율은 50%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현지 유력 매체들이 예상한 계약 규모에도 차이가 난다. ESPN은 켈리 2년 3500만달러, 갤런 4년 7600만달러, 팬그래프스는 켈리 1년 2100만달러, 갤런 2년 3600만달러, MLBTR은 켈리 2년 3600만달러, 갤런 4년 8000만달러다.
7년 가까이 애리조나에서 '영혼의 단짝'처럼 던진 켈리와 갤런이 각각 어디에 새 둥지를 틀 지 궁금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