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26년 병오년은 한국 야구 대표팀에게도 '운명의 해'가 될 전망이다.
2026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한국 야구 대표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안게임이라는 굵직한 국제 대회 2개를 치르게 된다. 올해 이 2개 대회, 특히나 3월에 열릴 WBC에서 거두는 성과에 따라 향후 한국 야구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최정예 성인 A대표팀이 출전하게 될 WBC는 지난 대회인 2023년 세계 최고의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뛰면서, 대회 위상 자체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격상됐다. 이번에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스타들이 대거 WBC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에게 이번 WBC 대회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과거의 실패 때문이다. 2006년, 2009년 WBC에서 4강, 준우승을 각각 기록하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 알렸지만, 2013년 대회부터 2017년, 2023년까지 3회 연속 1라운드 통과 실패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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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3년 대회는 상처만 남았다. 첫 경기에서 늘 한 수 아래라고 봤던 호주에 7대8 역전패로 망연자실한 후, '스타 군단'이 총출동한 오타니의 일본에 4대13으로 참패했다. 일본은 이 대회 결승에서 메이저리그의 나라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는데, '숙적'이라 부르는 일본 야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현실을 깨달은 결과이기도 하다. 4전 2승2패를 기록한 야구 대표팀은 또다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나머지 상대팀이 중국, 체코였던 것을 감안하면 조 2위까지 진출하는 8강 티켓은 당연하다고 봤으나 이 역시 무산되고 말았다.
류지현 WBC 대표팀 감독. 스포츠조선DB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절치부심의 심경으로 이번 WBC를 준비하고 있다. 비시즌 평가전 주최는 물론이고 적극적 해외파 합류 설득이나 1차 캠프 실시 등 이전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 요소는 많다. 특히 야수진 구성보다, 빈약한 투수력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번 WBC에 타 국가들도 최정예에 가까운 멤버를 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제는 희망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야구팬들을 하나로 끌어모을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류지현 감독 혼자만의 책임은 아닌, 한국 야구계와 대표팀 모두가 책임져야할 무거운 과제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의 흥행가도는 2026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때, 결국 야구 대표팀의 국제 대회 성적이 KBO리그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또 한번 참사가 반복되면 결국 지금 10~30세대가 이끌고있는 흥행 그래프도 하향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