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3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회말 좌측으로 안타를 날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이장후가 6회초 외야 보살로 더블아웃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뒤 동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포지션을 바꾼다.
지난 2년 동안 중견수로 180경기, 지명타자로 1경기에 각각 선발출전한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카츠데일 스카츠데일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6번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6회를 마치고 교체될 때까지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 우익수로는 4차례 수비를 펼쳐 1보살을 각각 기록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중견수 말고는 다른 포지션을 본 적이 없지만, KBO 시절 우익수로 숱하게 나서 봤기 때문에 생소한 자리는 아니다. 이날 시범경기에 첫 출전한 이정후는 타석에서도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며 빅리그 세 번째 시즌을 힘차게 열어 젖혔다.
이정후의 보살이 나온 것은 3-0으로 앞선 6회초 1사 3루 상황. 상대 좌타자 차스 맥코믹이 친 플라이를 우측 파울 지역에서 잡은 뒤 홈으로 뛰어들던 3루주자 케인 케플리를 총알같은 송구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이정후의 송구를 원바운드로 포구한 포수 에릭 하세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쇄도하는 케플리를 태그했다. 이정후가 강하고 정확한 송구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X 계정은 이정후의 보살 영상을 올리며 '이정후가 홈플레이트로 던진 로켓 송구'라는 제목을 달았다.
사진=MLB 공식 X 계정
이정후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서자 동료 및 코치들이 일제히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열렬하게 반겼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 역시 이정후를 바라보며 박수를 보내줬다.
이정후가 이번에 포지션을 바꾼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추진하는 외야 수비 안정 방침의 일환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OAA(평균이상아웃)가 -5로 전체 외야수 110명 중 92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 이정후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 외야수들의 합계 OAA는 -18로 전체 꼴찌였다.
작년 이정후의 송구 평균 스피드는 91.4마일로 평가 대상 외야수 196명 중 33위로 상위권이었지만, 수비 범위에서 박한 평가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우익수로 돌리는 대신 FA 시장에서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의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를 영입해 중견수로 기용하기로 했다.
이정후가 2회말 좌측으로 날카로운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한편, 현지 매체들의 예상과 달리 6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이정후는 0-0이던 2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냈다. 볼카운트 1B2S에서 컵스 우완 선발 콜린 레이의 4구째 바깥쪽으로 떨어진 88.2마일 스플리터를 힙차게 밀어쳐 좌측으로 강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타구속도 102.8마일로 날아간 타구는 다이빙캐치를 시도한 유격수 스캇 킨저리의 글러브를 맞고 좌중간으로 흘러 안타가 됐다. 이어 브라이스 엘드리지의 볼넷으로 2루로 진루한 이정후는 윌 브레넌의 좌중간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해 선취점을 올렸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모두 플라이로 아웃됐다. 1-0으로 앞선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좌완 라일리 마틴의 95마일 바깥쪽 직구를 받아친 것이 좌익수 뜬공이 됐다. 3-0의 리드가 이어진 6회에도 선두타자로 들어가 상대 우완 옌리 로하스의 85.7마일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공략했으나, 빗맞으면서 좌측으로 높이 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득점으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 4대2로 승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