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가 쓸쓸히 마이애미를 떠났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16일 기사에서 '그때가 새벽 1시23분이었다. 경기 후 100명이 넘는 기자가 론디포파크 복도 믹스트존에 몰려 일본 선수들을 기다렸고, 오타니 쇼헤이가 문을 열고 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오타니에게는 생소한 느낌이었고, 어쩔 수 없는 감정이었지만 당장 말할 준비가 돼 있지는 않았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오타니는 회색 수트를 입고 목에는 헤드폰을 건 채 힘없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
|
나이팅게일 기자는 '글로벌 야구 스타인 오타니는 베네수엘라의 라커룸에서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축제의 소리를 들으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고 했다.
오타니는 "정말 실망스럽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던 경기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우리가 압도당한 것은 아니었다. 분명 이길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다"며 "우리는 잘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지만, 결국에는 상대가 우리를 이겼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462(13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 6득점, 5볼넷, 2삼진, OPS 1.842를 마크했다. 2023년 대회 MVP에 오를 땐 7경기에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0볼넷, 6삼진, OPS 1.355를 기록했다. 오타니가 이번에 못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날 마지막 타자로 나가 평범한 플라이로 아웃돼 고개를 뒤로 젖힌 장면은 3년 전 그가 투수로 미국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하는 장면과 대비된다.
|
오타니는 3년 전 WBC와는 달리 투수로는 나서지 않았다. LA 다저스 구단과 WBC 보험사의 압력 때문이었다. 이날 베네수엘라전에서 일본은 불펜진이 경기를 망쳤다. 5-2의 리드가 5대8의 패배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이바타 히로가즈 일본 감독은 "경기 중간에 오타니를 등판시키는 옵션은 없었다. 그가 투수로 나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지는 내가 알 수 없다. 하지만 물론 난 그가 투수로 던지길 바랐다.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고 했다.
다저스는 오타니가 두 차례 큰 수술을 받고 2년 가까운 재활을 마친 뒤 지난해 6월 복귀했기 때문에 WBC에서 던지는 걸 무척이나 반대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지명타자로만 뛰었으면 한다. 본인이 선택할 일"이라고 했지만, 10년간 7억달러를 투자한 선수가 부상 위험에 노출되는 걸 두고만 볼 리 없었다. 여기에 보험사가 강력하게 반대했다. 시범경기와 WBC 경기는 집중도와 부담감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
나이팅게일 기자는 '경기 후 호텔로 돌아간 일본은 당초 결승에 대비해 숙박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오늘은 아직 짐을 싸지 않았다'며 '오타니는 애리조나로 돌아가면 투수로는 최소한 한 경기에 등판한 뒤 개막전에 나설 것 같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