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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절실하지 않겠습니까?"
맷 매닝의 갑작스러운 팔꿈치 수술 소견으로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 설상가상 원태인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 합류가 힘들어졌다. 두 핵심 선수가 아플 당시 파나마 대표팀에 차출된 후라도의 복귀 시점도 미지수였다.
그래서 WBC를 주목했다. 가장 빠르게 실전 몸상태를 만든 투수들이 출전하는 대회.
굳이 완전 대체선수를 쓸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 대만, 한국전에서 호투한 호주 대표팀 잭 오러클린이 급부상했다. 개막 투입이 가능한 150㎞를 뿌리는 좌완 투수. 최상의 조합이었다. 미국 내 소속팀이 없는 호주선수. 부상대체 선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삼성은 단 돈 5만 달러로 '보험'을 들 수 있게 됐다.
적응 잘해서 잘 던지면 쭉 가고, 적응 못해서 못 던지면 바꾸면 그만이다.
급하게 완전 교체 카드를 썼다가 망하면 그야말로 퇴로가 없는 상황. 그런 면에서 삼성은 또 한번 카드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남겨두게 됐다. 게다가 선수는 주어진 6주간 절실함에 사력을 다해 던질테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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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96 장신의 좌완 투수인데 평균 148㎞, 최고 152㎞에 제구가 되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슬러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어디가서 이런 투수 구하기도 쉽지 않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의 기대도 크다. 특히 ABS 환경에서 큰 키에서 각도에 주목했다. 17일 오러클린을 처음 만난 박 감독은 "생각보다 키가 크고 몸 상태가 아주 좋아 보였다"며 "처음이라 그런지 쑥스러움을 타는 순진한 면이 있더라.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6 WBC 한국-호주전 당시의 투구를 지켜봤다"며 "키가 커서 투구 각도가 좋아 상하 모서리에 꽂히는 공은 타자들이 대처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ABS 적응을 마친다면 국제대회 때보다 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
즉시투입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오러클린. 실전 투입도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오는 금요일(20일) 창원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약 2이닝, 40구 내외를 소화할 예정이다. 일본에 머물다 온 터라 시차적응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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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은 일단 6주 단기 계약 형태지만, 현장의 기류는 '그 이상'이다. 박 감독은 "본인이 6주 동안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 역할을 꾸준히 해준다면, 이미 적응을 마친 선수를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성적에 따른 계약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첫 훈련에 임한 오러클린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자신의 강점에 대해 "구종이나 카운트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곳에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이라고 밝힌 그는 "첫 번째 목표는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렇게 팀을 돕다 보면 6주 뒤에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겠나. 시즌 끝까지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기 대체 자원' 그 이상의 강렬한 존재감. 최상의 투트랙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 한 삼성이 오러클린과 함께 윈-윈을 꿈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