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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래서 끝까지 기다렸다.
백정현은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팀이 0-6으로 뒤진 8회초 2사 1, 3루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6월 4일 인천 SSG전 이후 어깨 부상으로 긴 재활 터널을 지난 뒤, 무려 279일 만에 갖는 감격적인 1군 복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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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는 100%지만 구위가 더 올라와야 한다"는 선수의 냉정한 자기 평가 속에서도, 박 감독은 백정현이 가진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을 믿었다.
실제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구속 경쟁 대신 구종 다양성과 템포 조절로 물오른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1⅓ 4타자를 단 15개의 공으로 삭제했다. 김민성 레이예스 손호영 윤동희 등 이날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4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피칭으로 첫 등판을 마쳤다. 전 타석 홈런의 주인공 레이예스를 상대로 136㎞ 직구로 3구 삼진도 잡아냈다.
이날 백정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7㎞에 그쳤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은 느린 직구와 더 느린 변화구에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했다.
비결은 완벽한 완급 조절과 예리한 제구력에 있었다.
백정현은 130km대 직구에 이어 120km대의 포크볼과 슬라이더, 그리고 100km대까지 떨어지는 느린 커브를 자유자재로 섞어 던졌다. 구종 간 10~30km의 속도 차를 이용해 상대 타자들의 배트 타이밍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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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의 성공적인 복귀는 올 시즌 삼성 마운드 운용에 가뭄의 단비와 같다.
현재 삼성 불펜진은 배찬승, 이승민 등 재능 있는 신예 좌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풍부한 선발과 불펜 경험을 갖춘 백정현의 합류는 신예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동시에, 박진만 감독에게 확실한 승부처 카드를 제공하게 됐다.
"엔트리에 드는 것보다 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며 몸을 낮췄던 백정현. 39세의 나이, 느린 공으로도 마운드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그의 귀환은, 왜 삼성이 끝까지 그를 기다렸는지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
라팍을 가득 메운 2만4000명 팬들의 박수 속에 돌아온 '백쇼'의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