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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2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 볼카운트 2B2S에서 타자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우익수는 이내 타구를 쫓는 걸 포기했고, 공은 우익수 쪽 담장 너머 관중석에 꽂혔다.
홈런을 친 순간 스미스는 배트를 두 손으로 집어던지며 격하게 환호했다. 하지만 홈을 뜨겁게 달구며 기다리던 동료들과 달리,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아 홈으로 들어온 그는 한층 더 차분하고 감성적인 얼굴로 변해있었다.
스미스는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감사를 표했다. 이 감동을 2주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께 바치는 손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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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더 극적인 것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FA가 된 그가 올해 2월까지 '백수' 상태였다는 것. 2월 10일 뒤늦게 애틀랜타 합류가 발표될 때만 해도 팬들은 실망감 섞인 야유를 보냈다.
그런데 3월 주전 지명타자 주릭슨 프로파의 약물 파동이 터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프로파는 2025년에 이은 두번째 약물 적발이라 규정대로 162경기 출장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올시즌 애틀랜타가 가을야구에 오른다 해도 프로파는 출전할 수 없다.
이렇게 되자 스미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앞서 스프링 트레이닝 도중 그는 어머니의 간병을 위해 2주간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지난 3월 15일(현지시각)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달랐다. 프로파가 이탈했고, 그 빈자리를 쟁취하고자 스미스를 비롯한 여러 선수가 다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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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애틀랜타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9회말 공격을 시작, 캔자스시티 마무리 카를로스 에스테베스를 상대로 5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첫 타자 드레이크 볼드윈의 볼넷을 시작으로 지난해 캔자스시티에서 뛰었던 마이크 야스트르젬스키의 안타, 그리고 마이클 해리스는 투수의 발에 맞고 파울지역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동점이 됐다.
마치 스미스의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차린 밥상 같았다. 앞선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였던 스미스가 놓치지 않고 끝내기 만루포로 역전극의 절정을 장식했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엘리아스스포츠에 따르면, 스미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1903년 기준) 이적 후 새 팀 데뷔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첫번째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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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어머니의 존재를 느꼈다. 어머니가 정말 보고 싶다. 날 이해해준 팀원들에게도 고맙다. 정말 특별한 하루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