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위는 올해가 제일 좋은데, 뭐가 문제일까?"
수원의 '기둥' 소형준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소형준은 4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디아즈-최형우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무려 6실점을 했다. 선발투수답게 6이닝을 책임졌고, 패전투수는 면했지만, 올해 2경기 평균자책점이 9.00이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29일 LG 트윈스전에선 3이닝 3실점이었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3회까지의 투구수가 무려 82개에 달했다.
이날은 구위, 제구, 투구수 관리 모두 훌륭했는데 홈런을 허용한게 컸다.
5일 수원에서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지금 소형준 컨디션은 날 만난 이래 최고다. 투심이 지금 150㎞ 가까이 나온다. 체인지업도 그립에 살짝 변화를 주면서 낙폭이 더 좋아졌다. 솔직히 지금 성적은 어이가 없을 정도"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볼배합에 문제가 있나? 결정적일 때 구종 선택을 잘 못하나? 한번 형준이 붙잡고 디테일하게 얘기해봐야겠다. 저렇게 맞을 수가 없는 공인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어 "그래도 이닝이라도 먹어줘서 그건 감사하다. 올해 아시안게임도 가야하고, 걸린게 참 많다. 머리가 복잡한 것 같다. 날 잡아서 한번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며 아쉬워했다.
소형준은 꾸준함과 안정감의 대명사다. 부상만 없으면 매년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이 예상되는 투수다.
특히 피홈런이 적다. 두자릿수 피홈런 시즌이 한번도 없다. 2022년 8개(171⅓이닝)가 최다고, 6개를 허용한 시즌이 3번 있다. 선수 자체가 배짱이 두둑하고 투구할 때 여유가 넘치는 스타일이지만, 피홈런이 적다보니 크게 흔들릴 일도 적다. 이 같은 장점을 인정받아 WBC 무대에도 최근 2번의 대회 모두 선발된 바 있다.
리그 상위권 투수들을 보면 고영표(3번) 곽빈(2번) 안우진(1번)이 눈에 띄고, 원태인과 류현진은 프로야구 데뷔 이래 매년 두자릿수 홈런을 허용했다. 그렇다고 소형준이 곽빈이나 안우진처럼 압도적인 구속으로 찍어누르는 스타일도 아니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그런 것치곤 한 경기에 2개를 허용한 기록이 생각보다 많다. 맞았다하면 2개씩 맞는 모양새다.
데뷔시즌인 2020년의 경우 5~6월에 각각 3경기에서 홈런을 맞은 뒤 7월부터 정규시즌 끝날 때까지 하나도 맞지 않았다, 그런데 그중 하루 2홈런을 맞은 경기가 2번 있다.
2021년은 더욱 기묘하다. 딱 6개 맞았는데, 3경기에서 홈런 2방씩 맞았다. 팔꿈치 수술로 날린 2년을 제외하고, 2022년과 2025년에도 각각 하루 2피홈런 경기가 1번씩 있다.
커리어 피홈런이 딱 30개 뿐인데, 하루에 홈런 2개를 맞은 경기가 7경기나 된다니 독특한 일면이다. 실제로 맞은 개수도 적지만, 맞을 때 몰아서 맞다보니 '홈런 짠돌이'의 이미지가 한층 더 강해진 모양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