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베어스가 똘똘 뭉쳐 5연패 위기에서 벗어나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선발 잭로그의 호투, 정수빈의 슈퍼캐치, 박준순의 결승 3점 홈런이 어우러 지며 5일 잠실 한화전에서 8대0으로 승리하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주말시리즈 스윕을 노렸던 한화는 3연전 첫 위닝시리즈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은 하루를 쉬고 7일부터 키움(잠실)→KT(수원)으로 이어지는 6연전에서 반등을 노린다. 한화는 7일부터 SSG(인천)→KIA(대전)의 6연전을 치른다.
화창한 봄날의 휴일을 맞아 이날 잠실구장은 입추의 여지 없는 많은 팬들이 좌석을 가득 메웠다. 3경기 연속 만원관중 행진.
두산 관계자는 "오후 1시 52분 2만3750석이 매진됐다"라고 전했다. 주말 시리즈 전 경기 매진. 4연패 속 9위로 추락한 홈팀 두산이 초고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잠실구장 흰색 물결의 홈팬들에게 보답했다.
두산은 박준순(지명타자)-정수빈(중견수)-양의지(포수)-다즈 카메론(우익수)-안재석(3루수)-양석환(1루수)-박찬호(유격수)-박지훈(좌익수)-이유찬(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잭로그.
김원형 감독은 경기전 인터뷰에서 박준순의 지명타자 1번 배치에 대해 "준순이는 지난해 입단한 아직 어린 선수다. 지난해 멋 모르고 야구를 하다 올시즌 주전 경쟁이라는 압박 속에서 개막전부터 달려왔다"며 "수비에서의 실책이 혹시나 본인 때문에 경기를 졌다는 자책이나 상처로 남을까 우려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타격' 쪽으로 풀어주는 것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수비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게 한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준순은 김원형 감독의 세심한 배려와 용병술에 화끈하게 화답했다. 결승 홈런 포함, 5타수4안타 3타점 맹타로 잠자던 두산 타선을 깨웠다. 데뷔 두번째 4안타 경기.
이에 맞서 한화는 오재원(중견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김태연(좌익수)-노시환(3루수)-강백호(지명타자)-채은성(1루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 순으로 나섰다. 한화 선발 투수는 황준서.
한화 김경문 감독은 5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문현빈이 스윙 도중 손목에 통증을 느꼈다"며 "오늘 상태를 다시 체크했는데, 선수 보호 차원에서 오늘과 내일(이동일)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출전시키는 것보다 확실하게 쉬어가는 것이 낫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화는 오늘 경기를 치른 뒤 내일이 휴식일인 만큼, 문현빈은 이틀간의 집중적인 치료와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할 예정이다. 문현빈과 함께 주전 유격수 심우준까지 전날 내전근 부상 여파로 선발에서 제외되면서 한화의 라인업에는 제법 큰 변화가 생겼다.
팽팽한 좌완 선발 맞대결 속 0의 행진이 이어졌다.
두산은 1회 박준순 정수빈의 연속 안타와 양의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빅찬스를 잡았지만 카메론 안재석 양석환이 해결하지 못했다.
1회 위기를 넘긴 황준서가 살아나면서 4회까지 완벽투를 펼쳤다.
한화는 두산 에이스 잭로그를 상대로 고전했다. 5회초 최재훈 이도윤의 연속안타로 하위타선에서 찬스를 만들었다.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지만, 페라자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태연의 적시타성 타구를 정수빈이 과감하게 앞으로 대치하며 몸을 던진 슈퍼캐치로 두산과 잭로그를 구했다.
큰 위기를 넘긴 두산은 5회말 바로 힘을 냈다. 박찬호의 선두타자 안타와 도루, 희생번트와 볼넷을 만든 1사 1,3루. 세번째 타석에 선 박준순은 0-0 팽팽하던 5회말 1사 1, 3루에서 한화 두번째 투수 윤산흠의 3구째 145km 높은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챔체됐던 두산 타선을 깨우는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
7회 선두 박찬호의 안타로 1사 3루에서 이유찬의 땅볼로 1점을 보탠 두산은 8회 2사 만루에서 터진 박지훈의 데뷔 첫 싹쓸이 3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 선발 잭로그는 선발 6이닝 4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올시즌 팀의 첫 선발승과 함께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 시즌 첫 등판(7이닝 4안타 2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 93구를 던지며 최고 구속 149㎞의 빠른 공과 슬러브, 커터를 섞은 절묘한 보더라인 피칭으로 한화 강타선을 무력화 했다.
3-0으로 앞선 7회 1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세번째 투수 이병헌이 1⅔이닝 탈삼진 1개를 곁들인 퍼텍트 피칭으로 시즌 첫 홀드를 신고했다.
부상이탈한 화이트 대체 선발로 한화 선발 황준서는 4⅓이닝 3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이며 선발 옵션을 팀에 제공했다. 최고 148㎞ 패스트볼과 최저 108㎞ 커브,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섞어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한화는 이날 화이트 단기대체 외국인투수 잭 쿠싱이 선수단에 합류해 다음주 데뷔전을 준비한다.
탁월한 용병술과 선수들의 집중력으로 4연패를 끊고 새로운 한주 희망을 품게 된 두산 김원형 감독은 "선발 잭로그가 연패 부담 속에서도 완벽한 투구를 해줬다. 주2회 등판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고군분투 선발 호투를 극찬했다. 이어 "정수빈의 호수비도 결정적이었다. 그 타구를 놓쳤다면 어려운 경기가 됐을텐데 아주 큰 호수비로 선발 투수를 도왔다"고 박수를 쳤다. 또한 "타석에서는 박준순이 결승 홈런을 때리며 지명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찬호도 선두 타자로 나가 2개의 안타를 때리며 물꼬를 텄고, 박지훈이 작전수행능력을 앞세워 팀 플레이를 해줬다"고 칭찬했다.
김원형 감독은 "연패가 길어지며 선수들 부담이 컸을텐데 오늘 승리를 계기로 지난 경기는 잊고 다음주 새롭게 출발했으면 한다. 관중석을 가득 메워주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며 반등을 다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