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는 어떤 투구를 해도 '신분'이 확고부동하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변호인'같다.
다저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초반 1-6으로 뒤지다 경기 중후반 추격전을 펼친 끝에 8대6으로 역전승했다.
1-6으로 뒤진 6회초 돌튼 러싱의 우중간 투런홈런으로 3점차로 압박한 다저스는 8회초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적시타로 5-6으로 따라붙은 뒤 계속된 1사 만루서 카일 터커의 땅볼로 동점을 만들었고, 오타니 쇼헤이의 희생플라이로 7-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리고 9회에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다저스가 5점차 열세를 뒤집은 것은 지난해 4월 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약 1년 만이다.
올시즌 벌써 5번째 역전승을 일군 다저스는 7승2패를 마크, 지구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5승5패)에 2.5게임차로 앞섰다.
하지만 다저스는 골칫거리 하나를 안고 또 하루를 보냈다. 선발투수 사사키가 극심한 난조를 보인 것이다. 5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5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6실점했다.
시즌 첫 등판인 지난달 3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서 4이닝 4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그나마 보인 안정감이 사라졌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98.7마일, 평균 96.6마일로 시즌 첫 등판보다 1마일 정도 느렸고, 헛스윙 유도가 32%로 낮지 않았음에도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1회를 1안타 무실점, 2회를 1볼넷 무실점으로 각각 넘긴 사사키는 1-0으로 앞선 3회말 1사후 제임스 우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후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에 투런홈런을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던진 3구째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실투다.
4회에도 볼넷이 3실점의 화근이 됐다. 1사후 좌타자 CJ 아브람스를 5구째 볼넷으로 내보냈다. 2루 도루까지 허용한 사사키는 요빗 비바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다음 타자 케이버트 루이스의 땅볼이 1루를 맞고 1루수 프레디 프리먼 뒤로 튀는 안타가 되는 바람에 한 점을 더 줬다. 이어 호세 테나에 좌전안타를 맞고 1,2루에 몰린 뒤 우드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스플리터가 한복판으로 쏠리며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416피트짜리 아치로 연결됐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를 그대로 놔두고 5회까지 마운드를 맡겼다. 90개의 공을 던진 사사키는 3-6으로 뒤진 6회 교체됐고, 이후 팀이 역전승을 거둔 덕에 패전을 면했다.
그런데 경기 후 둘의 코멘트가 인상적이다.
사사키는 "오늘과 같은 경기를 해서 좋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내 자신에 집중하고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걸 컨트롤하는 것이었다"며 "1점차로 뒤지고 있어 아웃을 잡고 싶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공이 베이스를 맞았다.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즉 4회말 루이스의 타구가 운 나쁘게도 안타가 되는 바람에 실점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계속된 2사 1,2루서 사사키는 우드에게 스플리터를 한복판으로 꽂는 실투를 범하며 결정적인 3점포를 얻어맞았다. MLB.com은 '사사키의 최종 기록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그는 팀을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빠트리지는 않았음을 반겼다'고 꼬집었다.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에게 '나는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전체적인 투구를 봤다'고 말해줬다"며 "우리가 얻은 것이 있다. 그것을 염두에 둘 것이다. 5회를 잘 막은 것은 다음 3연전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두둔했다.
사사키가 5이닝을 버텨줘 불펜을 아낄 수 있었다는 뜻. 다음 상대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MLB.com은 '타구가 베이스를 맞은 건 그렇다 쳐도 제구력 실패는 다른 문제다. 후자는 사사키의 고질적인 병폐'라며 '5회를 깔끔하게 막아 역전승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잠재적 성장 요소라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사사키를 바라보는 로버츠 감독의 애정어린 시선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