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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1년, 역병신 취급 당해"…두산 버림받은 화풀이→'12패·97사사구·어깨빵' 흑역사 잊었나

사진 출처=콜 어빈 인스타그램
사진 출처=콜 어빈 인스타그램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메이저리그 통산 28승 투수의 화려한 입성, 그러나 그 끝은 한없이 씁쓸했다. 한국 무대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 좌완 콜 어빈(32·LA 다저스 산하 마이너)이 KBO리그 시절을 회상하며 소속팀을 향한 섭섭함을 토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진의 원인을 '외로움'으로 꼽으며 책임을 팀 분위기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지만, 정작 97개의 사사구를 남발하고 코치에게 '어깨빵'까지 서슴지 않았던 그의 만행을 기억하는 두산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일본의 스포츠 일간지 '도쿄스포츠' 온라인판은 6일(한국시각) '지난 시즌 한국 두산에서 뛰었던 좌완 어빈은 '그해가 최악의 해였다'고 말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의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 미국 야구 기자 아오이케 나츠코가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콜 어빈과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2025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어빈은 "작년 한국 생활은 어땠냐"는 질문에 "커리어적으로 최악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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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빈은 "내 경력에서 부끄러운 부분이라는 걸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는 방식과 팬들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한국행을 택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아시아 담당 국제 스카우트로 일하는 대학 친구가 '넌 분명 한국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 것이 계기였다"며 "무엇보다 KBO리그에서는 '선발 투수'로 뛸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 머물기보다 과감히 환경을 바꿔, 상대 타선을 여러 차례 상대하며 나만의 경기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여전히 선발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6년을 뛴 후 FA 자격까지 얻었음에도 롱릴리프를 전전하며 선발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던 셈이다.

이어 그는 "두산 팬들은 내가 메이저리그 출신인 만큼 리그를 지배할 것이라 기대했다. 나 역시 강력한 구위로 진짜 기량을 증명하며 200이닝 가까이 던질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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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빈은 부진의 책임을 은연중에 팀 내부로 돌렸다. 어빈은 "문화적인 차이인 줄만 알았는데, 많이 외로웠다. 몇몇 직원과 통역사들이 나를 돌봐줬고, 내 폼을 되찾도록 도와줬지만, 대부분은 내 곁을 떠났다"며 "잘 던질 때는 '바로 그거야'라고 환호하더니, 실패하자마자 마치 '역병신(神)'처럼 취급받는 기분이었다. 난 잘 던지지 못하는 원인을 찾으려 했고, 시간이 있으면 영상을 보고 내 자신만 생각했다. 하지만 분명히 고립돼 있긴 했다"고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이 부진할 때 팀원들이 자신을 외면했다는 이른바 '뒷담화'성 발언이었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아오이케 기자조차 '이는 동료들과 있을 때 조용히 지켜봐 주는 아시아 특유의 문화적 배려를 오해했을 수 있다다"고 짚었을 정도다.

어빈의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자 국내 야구팬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가 겪었다는 '최악의 1년'은 환경 탓이 아닌 철저히 본인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어빈은 2025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44⅔이닝 8승 12패 평균자책점 4.48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메이저리거 출신 1선발에게 기대한 '압도적 피칭'은 찾아볼 수 없었고, 매 경기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시즌 내내 내준 사사구만 무려 97개(볼넷 79개, 사구 18개)로 리그 최다 불명예를 안았다. 스스로 볼넷을 내주고 무너지는 투수를 보며 속이 타들어 간 쪽은 오히려 두산 코칭스태프와 팬들이었다.

지난 3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2사 3루 삼성 박병호를 외야 뜬공 처리한 두산 콜어빈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지난 3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2사 3루 삼성 박병호를 외야 뜬공 처리한 두산 콜어빈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지난 해 3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2사 3루 삼성 박병호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두산 콜어빈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지난 해 3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2사 3루 삼성 박병호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두산 콜어빈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게다가 어빈은 경기 외적인 '워크에식(태도)'에서도 낙제점이었다. 3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전에서는 7회 교체되어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베테랑 박병호에게 욕설이 섞인 무시성 발언을 내뱉었고, 영어를 알아들은 박병호가 곧바로 맞받아치며 언쟁을 벌였다.

지난 해 5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3회초 두산 콜어빈이 교체되며 포수 양의지와 박정배 투수코치의 어깨를 밀치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지난 해 5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3회초 두산 콜어빈이 교체되며 포수 양의지와 박정배 투수코치의 어깨를 밀치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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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그 유명한 '어깨빵' 사건까지 일으켰다. 2⅓이닝 만에 조기 강판을 당하자 불만을 주체하지 못하고 박정배 투수코치와 안방마님 양의지의 어깨를 거칠게 치고 지나간 데 이어, 공을 신경질적으로 던져버린 채 마운드를 내려가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그로부터 불과 12일 뒤인 5월 23일 NC와의 홈경기에서는 상대 타자 박건우의 허리를 맞힌 뒤, 다음 타석에서 머리를 향하는 아찔한 위협구까지 던져 벤치 클리어링을 촉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에서 씁쓸하게 짐을 싼 어빈은 올해 2월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현재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고 있다. LA 다저스로 콜업되기 전 김혜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그는 현재 2경기에 출전해 11이닝 동안 승리 없이 1패, 10피안타 6볼넷 4탈삼진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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