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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좋게 웃으며 인사하더니, 무자비한 폭격...그게 최형우에겐 '낭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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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서며 KIA 양현종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서며 KIA 양현종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프로의 낭만? 최선을 다해 두들기는 것.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첫 만남이 있었던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영호남 라이벌 팀 간의 첫 맞대결인 의미도 있었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무조건 최형우였다.

삼성에서 뛰며 스타가 됐고, 실력을 인정 받아 2017 시즌을 앞두고 KIA와 총액 100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지금이야 100억원 계약이 흔한 시대지만, 당시에는 최형우가 처음 세자릿수 계약을 따낸 인물이었다.

이후 최형우는 KIA에서 47억원, 22억원 계약을 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나이도 40세가 훌쩍 넘었다. 하지만 KIA에서는 최형우를 대체할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잠깐 주춤했던 그의 경기력은 40세가 넘어서자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은퇴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서며 KIA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서며 KIA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최형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KIA는 40세 중반이 된 최형우에 대한 마지노선이 있었다. 그 틈을 친정 삼성이 파고들었다. 그렇게 최형우는 9시즌을 뛴 KIA를 떠나 친정품에 안겼다.

그리고 첫 광주 방문.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빨간색 KIA 유니폼이 아닌, 파란색 삼성 유니폼을 입고서였다. 편하게 있던 홈팀 라커가 아닌, 1루측 원정 라커룸과 더그아웃에 들어섰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KIA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KIA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최형우도 사람. KIA 전 식구들을 만나는 등 경기 전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될 수밖에 없는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KIA 이범호 감독도 "최형우가 첫 경기니 봐주지 않겠느냐"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었다. 이어 진지하게 "내가 선수 때 같이 우승하고, 감독일 때 우승을 만들어준 선수다. 애정이 너무 큰 선수"라며 이날 경기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하지만 최형우는 냉철한 프로 선수였다. 첫 타석에 들어서 광주팬들에게 정중히 인사할 때까지만 다정했다. 그 다음은 인정사정 없었다. 4회와 6회 볼넷으로 출루했고, 팀이 1-3으로 밀리던 8회 1사 1, 2루 찬스서 전상현을 상대로 우익선상 1타점 2루타를 쳤다. 이 안타가 시발점이 돼 삼성은 8회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9회초 무사 1,3루 삼성 최형우가 스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9회초 무사 1,3루 삼성 최형우가 스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최형우는 9회초 무사 1, 3루 상황서 홍민규로부터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까지 터뜨렸다.

최근 야구는 '낭만'에 죽고 못 산다. 스토리가 있어야 감동이 배가 된다. 최형우에게 낭만은, 첫 경기부터 무자비한 폭격이었다. 사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떤 유니폼을 입더리도, 어디에서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큰 낭만일지 모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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