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양 리그 평균자책점(ERA) 순위표에는 입이 쩍 벌어질 만한 숫자들이 보인다.
0점대 ERA를 기록 중인 선발투수들이다. LA 에인절스 우완 호세 소리아노가 0.24의 ERA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또 한 명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인데,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서 6이닝 5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ERA를 0.38로 낮추고 이 부문 NL 선두에 복귀했다가 24일 다저스가 샌프란시스코전을 치르면서 규정이닝에 다시 미달돼 순위표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6인 로테이션에 맞춰 등판 중인 오타니는 다음 등판서 또 6이닝 이상을 던지면 규정이닝을 채우게 된다. ERA 1위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된다고 보면 된다. 어쨌든 오타니는 0점대 ERA를 시즌 초반 이어가고 있어 소리아노와 함께 사이영상 1순위 후보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MLB.com은 24일 이와 관련해 '오타니(0.38 ERA) vs. 소리아노(0.24 ERA): 전술 통계'라는 제목의 기사로 두 투수의 '위력'을 기록을 통해 비교했다.
우선 소리아노는 ERA가 공식 기록으로 간주되기 시작한 1913년 이후 시즌 첫 6차례 선발등판서 3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들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투수다. 아울러 현대 야구의 시작점인 1900년 이후 시즌 첫 6차례 선발 등판서 1점 밖에 주지 않은 첫 번째 투수이기도 하다.
6경기에서 37⅔이닝 던져 18안타와 13볼넷을 내주고 삼진 43개를 잡아내며 1실점했다. WHIP가 0.82, 피안타율이 0.143이다.
AL에서 ERA 뿐만 아니라 다승(5승)도 1위다. 투구이닝 2위, 탈삼진 2위, WHIP 3위, 피안타율 2위 등 다른 항목은 1위가 아니지만, ERA가 워낙 압도적이라 현재 시점서 가장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다.
오타니는 시즌 첫 4경기에서 20이닝 이상 던진 역대 다저스 투수들 중 자책점 1개 이하를 기록한 네 번째 투수에 올랐다. 1916년 위저 델(30이닝 1자책점), 1981년(36이닝 1자책점)과 1985년(33이닝 0자책점)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2016년 마에다 겐타(25⅓이닝 1자책점)가 앞서 해당 기록을 찍은 다저스 투수들이다.
오타니는 24이닝을 투구해 12안타와 6볼넷을 내주고 삼진 25개를 솎아내며 2실점(1자책점)했다. 2승에 WHIP 0.75, 피안타율 0.141. 규정이닝에 포함된다면 WHIP는 3위, 피안타율은 1위에 해당한다. 시즌 끝까지 0점대 ERA를 유지할 경우 규정이닝(162)에 설사 미달되더라도 사이영상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MLB.com은 '둘 다 압도적이다. 둘 다 까다로운 구위를 갖고 있다. 당신은 지금 당장 누구를 마운드에 올리겠는가? 오타니의 경우 타자로는 생각하지 말고'라며 두 선수의 구위를 비교했다.
주목을 끄는 건 두 선수의 구종. 소리아노는 5개(싱커, 너클커브, 포심 패스트볼, 스플리터, 슬라이더)를 던지고, 오타니는 무려 7개(포심 패스트볼, 스위퍼, 커브, 스플리터, 싱커, 슬라이더, 커터)의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MLB.com은 '오타니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7개 구종 모두 까다롭다. 오타니와 소리아노 모두 강력한 공을 던지는 투수(flamethrowers)지만, 오타니가 좀더 강하게 던진다'며 '100마일 이상 공이 오타니는 12개, 소리아노는 5개고, 오타니는 100마일대 공으로 삼진을 3개 잡아냈다. 스위퍼, 스플리터, 커브는 아직 소개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소리아노에 대해서는 '소리아노는 모든 구종을 탈삼진의 결정구로 던질 수 있다. 너클커브(18개), 스플리터(9개), 포심 패스트볼(9개), 싱커((7개) 등 4개 구종의 탈삼진 개수가 7개 이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리아노의 주무기를 싱커로 보고 올시즌 전체 투수들의 구종을 통틀어 가치가 가장 높다고 봤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구종 가치(run value) 부문서 소리아노의 싱커가 1위, 메이슨 밀러의 슬라이더가 2위, 네이선 이발디의 스플리터가 3위다. 소리아노의 싱커 낙차는 리그 평균보다 6인치가 더 크고, 땅볼 유도 비율이 71%, 피안타율이 0.119에 이른다.
오타니의 주무기는 스위퍼로 나왔다. MLB.com은 '구종 가치에서는 오타니의 포심 패스트볼이 5위로 스위퍼(115위)보다 훨씬 높지만, 횡으로 변하는 폭이 15인치나 되고 헛스윙 비율이 45%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지난해 양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36⅓이닝, 2.72, 38탈삼진)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폴 스킨스(22이닝, 3.27, 23탈삼진)는 시즌 초반 상대적으로 처져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