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류현진을 상대로 단 한명도 1루를 밟지 못하고 있던 꽉 막힌 상황. 최지훈의 판단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집어놨다.
SSG 랜더스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4대3으로 대승을 거뒀다. 주중 3연전을 1패 뒤 2연승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면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간 SSG다. SSG는 이날 승리로 LG와의 공동 2위도 유지했다.
이 경기는 5회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랐다. 마치 다른 날의 경기 같았다.
5회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고, SSG 타자들이 건드리지도 못했다. SSG는 5회까지 15타자 연속 범타로 퍼펙트를 당할 위기에 놓여있었다. SSG 선발 김건우도 호투 중이었지만, 2회말 선취점을 헌납하며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6회초. SSG 선두타자 최지훈이 타석에 섰다. 최지훈은 '생존'을 목표로 내걸었다. 류현진이 던진 초구 커터에 타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기습 번트를 댔다. 번트 타구가 완벽한 코스로 흘러갔다. 3루수 노시환이 잡았지만, 1루로 송구하기엔 발 빠른 최지훈이 이미 베이스 앞이었다. 그렇게 류현진의 퍼펙트가 깨졌다.
그 이후 류현진과 한화 수비진이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4타자 연속 피안타로 역전을 허용했고, 수비 실책까지 나오면서 실점이 계속 불어났다. 6회초에만 6실점이었다. 이후 SSG는 6~9회 4이닝 동안 무려 14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퍼부었고 이변 없이 승리했다.
최지훈의 번트 시도가 시작이었다. 최지훈은 같은 이닝 다음 타석에서도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 1도루 2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도 "6회 최지훈의 기습번트가 주효했다. 이후 빅이닝을 만든 장면이 결정적이었다"며 류현진을 흔든 판단을 칭찬했다.
최지훈은 "오늘 류현진 선배 공이 너무 좋았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해서 번트를 댔다. 안타도 안나오는 상황이었고, 타이트한 경기라 그런 플레이를 선택했다"면서 "저 다음에 나온 타자들도 집중력있게 타격을 하면서 빅이닝을 만들어줬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