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굉장히 좋은 자질을 가진 타자다. 좀더 두고보면 알게 될 거다."
타율 3할2푼2리 9홈런 2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1.
작년까지 불과 28경기 47타석, 통산 타율 1할7푼에 그쳤던 어린 포수가 타격에 눈을 떴다. 신인상 트로피에는 이미 '허인' 정도는 써도 되겠다 싶을 만큼 압도적인 임팩트다.
하지만 허인서는 결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수가 아니다. 오늘이 있기까진 꾸준히 그를 지켜보며 기회를 준 김경문 한화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앞서 한화 주전 포수는 단연 최재훈이었다. 2017년 트레이드로 합류해 주전 마스크를 꿰찼고, 2021년에는 5년 최대 54억원의 FA 계약까지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인정받던 수비력은 물론 높은 출루율까지 보여주며 부동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이재원이 뒤를 받쳤다. 마침 류현진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친구끼리 배터리를 이루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 뒤를 이을 3번째 유망주 포수 자리를 두고 고민했다. 허인서에 앞서 허관회, 박상언 등 1군에서 백업 포수 역할을 맡았던 포수들도 있고, 허인서보다 1년 먼저 들어온 장규현도 있었다. 아직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없는, 유망주 도토리키재기의 상황이었다. 대체로 수비 쪽에 좋은 평가가 집중됐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주목한 포수는 허인서였다. 비록 경기에 나서진 못했지만, 2025시즌 개막 엔트리에 3번째 포수로 포함됐다. 4월말에도 콜업됐고, 최재훈이 빠르게 회복돼 마스크는 쓰지 못했지만 대타로 기용돼 데뷔 첫 2루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김경문 감독은 "내가 보기엔 타격에 자신감이 있던데, 난 '프로의 기본은 수비'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남들이 볼 때 '수비 잘한다'는 평을 들으면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다. 송구는 작년에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채찍질과 더불어 당근도 주어졌다. 허인서는 지난해 여러차례 1군에 콜업됐다. 이해 8월 김경문 감독은 "한화의 다음 포수는 허인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허인서는 타율 1할7푼2리, 홈런 없이 OPS 0.407에 그쳤다.
그럼에도 올시즌 전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경문 감독의 허인서 평가는 한층 높아져있었다. 이재원이 배터리코치로 빠진 상황에서 1군 백업포수로 점찍었다는 것.
다른 포수들에 비해 허인서가 그토록 김경문 감독의 마음에 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허인서에게 남들과는 다른 확실한 장점이 있나'라는 질문에 김경문 감독은 "포수는 앉아있는 것만 봐도 안다. 타고난 자질이 정말 좋고, 훈련도 정말 열심히 한다.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고, 난 허인서가 올시즌에는 작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본다. 한번 지켜보라"라며 허인서의 잠재력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 결과는 이미 모두가 아는 대로다. 일찍이 허인서를 주목하고 비판과 격려를 더하며 차근차근 키워온 노장의 조련, 올해 허인서는 120% 달라진 활약으로 보답하고 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